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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공채 시즌, '시간당 수십만원' 고가 컨설팅 성행 [뉴스+]

입력 : 2018-09-10 18:25:34 수정 : 2018-09-10 20: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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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가장 많은 달은 9월… 불만 사례도 속출
“내일까지는 예약이 이미 꽉 찼고요, 모레 오후 시간에는 가능합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이와 비슷한 답변만 벌써 몇 번째 듣고 있다고 털어놨다. 올해 2월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터라 마음이 급해진 김씨는 사설업체에서 취업컨설팅을 받아볼 생각이지만 예약조차 쉽지 않다. 그는 “학교 취업지원과에서도 컨설팅을 해주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해 엄두를 못 낸다”며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주요 기업들의 2018년 하반기 공개채용 시즌을 맞아 취업컨설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설업체의 경우 시간당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곳도 상당수지만, 극심한 취업난 속에 오랜 기간 취준생 신분으로 지내온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컨설팅을 받는다. 그러나 정작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거나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에 따르면 1년 중 취업컨설팅 수요가 가장 많이 몰리는 달은 9월이라고 한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흔히 ‘(공채)시즌’이라 불리는 5월과 9월, 10월에 컨설팅을 많이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9월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보통 상반기보다 하반기 공채 때 더 많은 인원을 뽑는데, 이 때문에 9월에 수요가 집중되는 것이다.

기자가 서울 강남 일대의 취업컨설팅학원 5곳에 연락을 해본 결과 당일 예약이 가능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대 1 컨설팅 비용은 1시간에 10만∼30만원이었다. 취업할 때까지 무제한 컨설팅을 해주는 코스는 수백만원대다. 이에 대해 A학원 관계자는 “컨설팅은 쉽게 말해 취업의 A부터 Z까지 일일이 봐 주는 것이라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지난해 하반기에 취업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다는 공기업준비생 홍모(29·여)씨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막막해서 컨설팅학원을 한 번 찾아갔었는데, 그닥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더러 자꾸 컨설팅 횟수를 늘리라고 하거나 그 학원에서 하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수업을 들으라고 하니까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설문조사(복수응답 가능) 결과를 보면 취업컨설팅을 받은 경험이 있는 20~30대 300명 중 42.0%가 ‘수강료가 과도하게 비싸다’고 답했다. 이어 ‘개인별 맞춤형 컨설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가 33.7%였고, ‘전반적인 강좌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가 32.7%, ‘강사의 경력사항을 확인하기 어렵다’가 28.0% 등이었다.

이 때문에 관할 당국이 컨설팅학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교육부 등 관계 부처에 취업컨설팅학원들에 대한 행정지도와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며 “취업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환불기준 등을 잘 살피고,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변지성 팀장은 “취업 트렌드나 구직활동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할 때 (취업컨설팅 등을 통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채용시장에서는 지원자 개인의 인적성과 직무 전문성이 중요시되고 있으므로 개인의 특성에 맞지 않는 통상적인 준비를 한다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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