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北, 신형 대함미사일 공개 9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일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함미사일 발사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북·미 정상 간 서신 소통으로 대화 재개 조짐이 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9·9절 열병식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등장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낮은 수위에서 진행됐다. 평양=AP·연합뉴스 |
당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을 민족의 대경사로 규정하고 성대히 기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이후이자 북·미 비핵화 협상 본격화를 앞둔 시점이어서 한·미 군 당국은 9·9절 70주년 열병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앞서 지난 2월 8일 건군 7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ICBM급인 화성-14형, 화성-15형 전략미사일을 동원한 것도 작용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 ICBM을 내놓지 않았다. 신형 대전차로켓 불새-3·신형 152㎜ 자주포 등 일명 ‘주체무기’로 채워졌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개발된 것들이다. 열병식에 단골로 나온 KN-09 300㎜ 방사포와 KN-06 지대공미사일(번개 5호), 122㎜ 방사포 등도 식별됐다. 모두 대미 위협용과는 거리가 있는 무기들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18∼20일 남북정상회담과 향후 북·미 고위급회담에서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협상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타협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이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손을 올려 잡고 있다.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9·9절 70주년이라는 큰 행사에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갖고 나와 성대히 하고 싶었겠지만 여러 가지 고민과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한다고 한 마당에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비핵화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신뢰의 행동을 보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탱크부대가 지나가고 있다. |
9·9절 직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친서를 보내놓고 굳이 미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 |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병사들이 발을 높이들며 행진하고 있다. |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