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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자극 않으려 '3無 열병식'…中과는 최대 밀착 과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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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09 18:33:26 수정 : 2018-09-14 15: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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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절 70주년 행사 분석 / 중·장거리 미사일 자취 감춰 / 美 위협 안되는 무기만 선보여…“北 비핵화 의지 드러내려 노력” / 中서열 3위 리잔수 주석단 올라 …北 핵심 인사들 총출동해 ‘영접’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 열병식을 축소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을 염두에 둔 수위조절 성격이 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달부터 준비한 이번 열병식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군과 정보당국도 저강도 행사로 평가했다.
北, 신형 대함미사일 공개 9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일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함미사일 발사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북·미 정상 간 서신 소통으로 대화 재개 조짐이 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9·9절 열병식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등장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낮은 수위에서 진행됐다.
평양=AP·연합뉴스
◆저강도 열병식… 대미(對美) 유화 메시지

당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을 민족의 대경사로 규정하고 성대히 기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이후이자 북·미 비핵화 협상 본격화를 앞둔 시점이어서 한·미 군 당국은 9·9절 70주년 열병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앞서 지난 2월 8일 건군 7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ICBM급인 화성-14형, 화성-15형 전략미사일을 동원한 것도 작용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 ICBM을 내놓지 않았다. 신형 대전차로켓 불새-3·신형 152㎜ 자주포 등 일명 ‘주체무기’로 채워졌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개발된 것들이다. 열병식에 단골로 나온 KN-09 300㎜ 방사포와 KN-06 지대공미사일(번개 5호), 122㎜ 방사포 등도 식별됐다. 모두 대미 위협용과는 거리가 있는 무기들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18∼20일 남북정상회담과 향후 북·미 고위급회담에서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협상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타협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이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손을 올려 잡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열병식 육성 연설도 없었고 행사 생중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6차례 열병식에 참석했다. 이 가운데 2012년 김일성 주석 출생일(태앙절·4월15일) 100주년과 2015년 노동당 창건(10월10일) 70주년, 건군절(2월8일) 70주년 때 육성 연설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9·9절 70주년이라는 큰 행사에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갖고 나와 성대히 하고 싶었겠지만 여러 가지 고민과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한다고 한 마당에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비핵화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신뢰의 행동을 보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탱크부대가 지나가고 있다.
◆친서 소통도 영향… 북·중관계는 밀착 과시

9·9절 직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친서를 보내놓고 굳이 미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병사들이 발을 높이들며 행진하고 있다.
향후 한반도 정세의 관건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친서에 담긴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일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에서 친서가 건네졌다”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 정황상 북한군과 유엔군사령부가 판문점에서 지난 7일 개최한 6·25 당시 전사한 미군유해 공동 발굴 및 송환문제를 논의한 장성급 회담일 것으로 짐작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친서에는) 유해 송환에 담긴 북한의 선의(善意)를 강조하는 한편, 북한이 이만큼 성의를 보였으니 미국이 이제는 움직일 차례라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 집권 이후 3차례 북·중정상회담을 치른 북·중은 9·9절 70주년에도 양국 간 특수관계를 대내외에 강조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중국의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김 위원장과 나란히 열병식 주석단에 올랐고,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평양을 찾았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의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해 리 위원장을 맞이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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