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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부동산 대책…잃어버린 '정책 신뢰' 찾을까?[뉴스분석]

입력 : 2018-09-05 22:13:19 수정 : 2018-09-05 22: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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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자도 LTV 40%로 축소…양도세·종부세 혜택도 줄일 듯/집값 상승세 수도권까지 확산 추세/추석 뒤 이사수요 겹치면 불안 확산/고가·다주택 보유자 세제 크게 강화/전문가 “널뛰기정책, 시장혼란 가중”/경실련 “장관·관료·靑참모 교체해야”/김현미 “집값 올라 잠도 잘 못 잔다"
문재인정부 8번째 부동산 대책은 서울 및 인근 지역 주택공급 확대와 세금·대출 규제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책은 애초 예상보다 서둘러 공개되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강북에 이어 수도권까지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추석 연휴 뒤 이사철 성수기 수요까지 겹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시장 불안이 확산할 수 있다는 긴박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부와 여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주택시장의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세금·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한 임대사업자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신규로 적용되고,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규제가 강화된다. 임대사업자 대출의 경우 LTV 적용을 받지 않고 집값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해 대출 규제가 강력한 강남 등 투기지역에서 주택을 매입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임대사업자 대출에 LTV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집값의 40% 선으로 축소하고 RTI를 까다롭게 적용해 임대소득이 높지 않은 곳은 대출을 제한할 방침이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축소된다. 앞으로 투기지역 내 신규 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 경우 양도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일부 전세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에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고 다주택자에게는 대출보증 자격제한 등을 둘 방침이다.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세제도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지난달 발표한 보유세 개편안에서 내년부터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율을 과세표준(과표) 6억원을 초과하는 구간별로 0.1∼0.5%포인트 올리고, 최고세율은 2.0%에서 2.5%로 높이기로 했다. 과표 6억∼12억원 구간은 세율을 현행 0.75%에서 0.85%로 상향하고 과세표준 6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0.3%포인트를 추가 과세한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이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초고가주택 보유자 등 지나치게 일부 계층에만 영향을 미치고 상승폭도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고가주택의 구간을 세분화하고 세율도 이보다 높아질 듯하다. 현재 종부세 대상의 경우 80%를 적용하고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세법개정안에서 5%포인트씩 2년에 걸쳐 90%로 올리기로 했으나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책으로 집값 불안이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정책을 내놓은 뒤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다른 정책을 추가로 내놓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오락가락 정책은 시장 혼란만 가중하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정부 16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가격은 평균 1억3000만원, 150만 채를 기준으로 180조원이 폭등했고, 주택과 상가빌딩을 합할 경우 450조원이 폭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수록 집값은 상승하고 있고, 정부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주무장관·관료·청와대 참모를 교체하고 부동산정책을 기본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집값 오르는 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특히 서민들이나 청년들의 희망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책보다 주택 정책이 제일 아픈 송곳 같은 것”이라면서 “한시도 잊지 않고, 잠도 잘 못 잔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가 기자들에게 “우리 장관 잘 해요”라고 묻자, 김 장관은 웃으면서 “못한다고 지금 난리 났다”고도 했다.

김선영·김달중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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