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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조직력·스타트업 창의력 융합… 신사업 ‘금맥’ 캔다

입력 : 2018-09-05 03:00:00 수정 : 2018-09-04 21: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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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엔진 찾아라”/ 2016년부터 직원 아이디어 공모/ 최종 3∼5팀 선발… 시장 검증까지/ 사업성 인정땐 사내벤처로 등록
“올해 3기 출항해요”/ 지난 2년간 아이디어만 600개/ 모든 분야서 제안… 미래사업 발굴
기술과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기업들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지휘하지 않고 보텀업(상향식) 방식의 신사업 발굴 및 육성에 힘쓰는 모습이다. 대기업의 장점인 조직력과 스타트업의 장점인 창의력이 융합하는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삼성SDS는 신사업 아이디어 사업화 프로그램 ‘씨드랩(XEED-LAB)’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사내벤처 육성의 혁신 사례를 만들고 있다.

삼성SDS의 씨드랩은 2016년 8월 탄생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되는 신사업을 발굴함과 동시에 도전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시작했다. 씨드랩 이전에도 삼성SDS에는 사내벤처가 있었는데 네이버(당시 네이버컴)와 보안업체 파수닷컴 등이 그 예다.

씨드랩은 차세대(Next, Beyond 등)를 의미하는 알파벳 X와 신사업을 발굴하고 키운다는 의미를 담은 시드(Seed)의 합성어 ‘XEED’, 프로토타이핑(시제품)과 고객 검증 등을 할 ‘LAB’(실험실)을 합쳐 만든 단어다. 삼성SDS 관계자는 “씨드랩에는 삼성SDS가 IT(정보기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미래 성장 엔진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며 “현재 수행 중인 사업 관련 아이디어뿐 아니라 미래사업 발굴을 위한 모든 분야에 대한 제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열린 삼성SDS ‘씨드랩’ 2기 종료 보고회에서 홍원표 대표이사(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임원들과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한 톱5 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SDS 제공
◆모의투자로 아이템 선정… 팀장엔 ‘소사장’ 직함

2016년 8월부터 연 1회 진행되고 있는 씨드랩의 진행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약 한 달 동안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접수한다. 접수 기간이 끝나면 사업·기술전문가로 구성된 사내 전문 심사단의 심사와 임직원 온라인 투표로 1, 2차 심사를 거쳐 상위 10개팀을 선정한다. 톱10에 뽑힌 팀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사외 심사단과 150명의 임직원 앞에서 최종 발표회를 한다. 심사는 모바일 모의 투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사위원들은 모바일로 지급받은 투자금을 10개 팀의 아이디어에 투자하고, 투자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3~5팀이 6개월간의 프로토타이핑(시험사업) 기회를 갖게 된다.

프로토타이핑이라는 본게임이 시작되면 각 팀별로 기획자, 개발자, 사용자·고객경험(UX·CX) 디자이너 등 전문가를 7~10명까지 투입해 보다 진지한 사업화 단계에 돌입한다. 이때 팀원들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서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시장 검증을 진행한다.

이 단계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채택한다고 알려진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 중심의 린스타트업(LEAN Startup), 애자일(Agile) 개발방법론도 도입했다. 최소·핵심 기능만 빠르게 구현한 최소기능제품(MVP)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직접 사용해보게 한 뒤 사용자 요구를 즉각 반영해 기능을 추가, 변경하거나 삭제하는 식이다. 프로토타이핑을 거친 후에도 사업성이 검증된 경우에는 드디어 아이디어 책임자에게 ‘사내벤처 소사장’ 직함을 부여해 정식으로 사업을 추진케 한다. 소사장 임기는 최대 2년이며, 이후에는 사내 신사업 분야로 정식 조직이 만들어져 해당 팀을 이끌게 된다.

삼성SDS 관계자는 “씨드랩에 참여한 직원들은 성공 유무를 떠나 그간 경험했던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한 문화를 대기업에 이식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올해로 3기째 순항… 아이디어 ‘봇물’

지난 2년 동안 공모된 씨드랩 아이디어만 약 600개에 달한다고 삼성SDS는 설명했다. 2016년 진행한 씨드랩 1기에서는 최종 4개 아이디어로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했으며, 이 중 인공지능(AI) 기반 동영상 분석 플랫폼 ‘차자줌’이 사내벤처로 최종 선정됐다. 차자줌은 현재도 활발히 사내외 관련 업계와 접촉하며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작년 8월 이어진 씨드랩 2기에서는 AI 기반으로 계약서의 주요 조항을 검토해 법무 업무를 효율화하는 서비스,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가공해 새로운 데이터로 만들어 판매하는 서비스, 챗봇을 다양한 메신저에 연결해 주는 서비스, 블록체인 관련 자격 증명 서비스, 딥러닝을 적용한 스타크래프트 AI봇 개발팀이 최종 톱5에 선정됐다. 프로토타이핑을 마친 이들 5개 팀은 현재 실제 사업화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대부분이지만 기술적 혁신을 바탕으로 고도의 IT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은 낮추고 접근성은 높인다는 게 공통점이다.

삼성SDS는 이달 중 씨드랩 3기 아이디어 공모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SDS 홍원표 대표는 “씨드랩은 경쟁이 다변화되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시도”라며 “씨드랩을 통해 실패든 성공이든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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