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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치료 성공하려면 수술만이 해법”

입력 : 2018-09-02 20:57:08 수정 : 2018-09-02 20: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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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장 / 약물투여·운동·식이요법 등 장기적으로는 효과 못 거둬 / 국내 고도비만 인구 급증 / 우울증·자살충동 유발도 / 11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 정부 심각성 인식 고무적 두 달 뒤면 고도비만수술에도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정부가 11월부터 고도비만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담은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고도비만환자는 통상적인 식이요법이나 약물치료로 효과를 볼 수 없어 최종적인 방법이 수술밖에 없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국립보건원(NIH)도 비만대사수술을 고도비만환자를 위한 유일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프랑스, 일본, 호주 등에서는 건강보험을 적용해 국가적 과제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매년 비만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라 고도비만수술에 대한 보험 급여적용에 대한 관심이 높다. 비만대사수술 연구 개발과 표준화를 위한 모임인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장인 이대목동병원 이주호 고도비만수술센터장을 지난달 30일 만나 고도비만의 실태와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고도비만의 기준이 뭔가.

“비만은 표준량보다 많은 양의 지방이 체내에 축적돼 건강을 위협하는 상태를 말한다.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체질량지수(BMI)라고 한다. 이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경우 비만이며, 35 이상은 고도비만인데 수술치료가 권장된다. 주지하다시피 비만과 심뇌혈관질환, 각종 암, 그리고 제2형 당뇨(T2 DM) 등 비만과 연관된 질환들은 전염병처럼 세계적으로 급증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질병이 된 지 오래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13%인 6억 인구가 체질량지수 30 이상의 비만환자이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주호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장은 “고도비만수술은 단순한 미용수술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우리나라 고도비만 환자 실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 1억여건을 분석한 고도비만 실태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고도비만환자가 2002∼2003년 2.63%에서 2012∼2013년 4.19%로 10년간 1.59배, 초고도비만환자의 비율은 0.18%에서 0.47%로 2.64배 가파르게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 국내 고도비만 인구가 현재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도비만환자는 자존감을 상실해 우울증이나 반항장애 등이 흔하며, 자살충동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수술이 필요한 고도비만환자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병원을 찾지 못했다.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하면 비만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상황이다. 함께 고민해야 할 국가적 문제다.”

-고도비만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

“비만 치료에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다. 그러나 고도비만환자는 현재까지 수술 외의 어떠한 방법도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위를 줄이거나 영양을 흡수하는 소장의 길을 바꿔 체중을 줄이는 수술법이다. 대표적으로 위의 용량을 줄이는 위소매절제술과 위를 작게 만들고 내려가는 길을 소장으로 우회시켜 섭취제한과 함께 영양분의 흡수도 제한하는 루앙와이 위 우회술이 있다. 수술 성공 사례는 많다. 키 188㎝에 몸무게 138㎏으로 재작년까지도 고도비만이었던 30대 남성은 지난해 2월 위소매절제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현재 몸무게 80kg다. 고도비만일 당시엔 고혈압, 당뇨, 수면무호흡증, 지방간, 무릎·발목 관절염 등 각종 질환에 시달렸다. 수술 전 혈압이 210/160mmHg(수축기/이완기)까지 치솟았다. 이 정도 혈압이면 갑자기 뇌혈관이 터져도 놀랍지 않은 수치다. 그러나 이제는 120/80mmHg으로 정상혈압이다. 비만 수술 후 관절 문제를 제외한 고혈압, 당뇨, 수면무호흡증이 모두 정상수치로 돌아왔다.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적절한 식습관, 주기적인 운동 등을 통한 행동습관 교정 실행이 필수적이다.”

-고도비만 수술의 보험 급여화에 대한 입장은.

“정부가 고도비만을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에서 고무적이다. 정부대책 못지않게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일각에서 “개인이 제 몸 관리를 못한 것에 대해 왜 보험 적용을 하느냐”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전문의 입장에선 비만수술은 결코 미용수술이 아니고 사람을 살리기 위한 수술이다.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2014년 한 유명가수 죽음 이후 일부에선 위험성이 큰 수술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인이 비만수술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으나 비만수술을 받은 경력과 이와 연관성이 있는 수술 후 사망하였다는 사실로 인해 비만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낳은 결과이다. 그럼에도 고도비만의 유일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란 명제에는 변함이 없다. 학회로선 비만수술의 효과 극대화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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