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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또 다른…김무성·유승민의 ‘공화주의’, 정계개편 신호탄?

[이슈톡톡] 金은 '독주 견제', 劉는 '정의'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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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31 06:00:00      수정 : 2018-08-31 07:54:49
보수진영이 들썩였다. 자유한국당 내 복당파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지난 27일 ‘공화주의’를 외치면서다. ‘무대(무성 대장)’가 정치 재개 신호탄을 쐈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지난해 11월 한국당 복귀 이후 대체로 잠행했던 그가 지난 23일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세미나를 연 데 이어 나흘 만에 다시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토론회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오른쪽)과 유승민 의원이 나란히 앉아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김 의원이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에 ‘보수 통합’의 러브콜을 보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화주의는 유 전 대표가 추구하는 ‘보수 혁신’의 핵심 화두인 만큼, 김 의원의 공화주의는 한국당 복귀를 거부하는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전신)계 인사들을 다시금 한 지붕으로 불러모으기 위한 포석이라는 뜻이다.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김 의원이 공화주의를 선언하기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 “보수 진영의 임시 분할 체제를 끝내고 통합 보수야당 건설을 위한 야권 리모델링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것 또한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과 유 전 대표 모두 공화주의를 보수의 새 좌표로 설정할 것을 주장한다. 김 의원은 토론회에서 “공화주의 정신에 입각해, 이데올로기가 아닌 보수라는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우파 정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줄곧 설파해온 “공화주의 철학에 기초한 보수 혁명”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각론에선 두 공화주의자의 강조점은 다르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해설집에서는 공화주의의 두 가지 일반적 정의를 “군주 독재에 반하는 인민 주권에 의한 공동의 정치 형태”와 “사적 이익보다 평등을 목표로 한 공적 이익을 중요시하는 도덕 철학”이라 소개한다. 김 의원은 전자, 유 전 대표는 후자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당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의 공화주의…‘절대 권력 견제’

김 의원은 “공화주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7일 토론회 인사말과 관련 보도자료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를 “독재·독선 정치”로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건강보험료 인상 등 논란이 많은 정책을 독단적으로 강행해 총체적 민생 난국을 초래했다”며 “문 대통령은 올바른 기조로 가고 있다고 강변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책임 전가이자 아집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선출된 독재자’라고 불리기도 한다”며 “현재의 헌법하에서 선출된 대통령들은 모두 제왕적 권력을 누리다가 불행한 결말을 맞았는데, 문 대통령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건 두고 볼 일”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김 의원은 공화주의를 해결책으로 내세웠다. 그는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는 공화주의는 민주주의의 결점을 보완하고 절대 권력의 출현을 막는 역할을 한다”며 “국정이 최고 권력자의 개인 의지나 특정 세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운용되지 않으며 모든 국민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협치의 정치이자 공화주의”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왼쪽 세 번째)이 지난 27일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무성식 공화주의’는 권력의 비대화를 억제하는 수단이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 소장은 29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는데, 김 의원은 현 정부에 더 많은 공화정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유승민의 공화주의…‘정의’

반면 ‘유승민식 공화주의’는 ‘따뜻한, 정의로운 보수’로 귀결된다. 유 전 대표의 공화주의가 두드러진 것은 2016년 5월이다. 당시 유 전 대표는 무소속이었다. 그는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개정안 파동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후 이듬해 4·13 총선에서 공천 배제됐다. 유 전 대표는 이에 반발해 탈당 후 대구 동을에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새로운 보수’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때였다.

2018년 새해 첫날인 1일 당시 유승민 대표가 ‘공화주의’ ‘대한민국헌법’ 등을 추천도서로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유 전 대표는 대학 특강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5월말 성균관대에서 ‘경제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그는 “절망의 시대에 공화주의 이념을 기초해 따뜻한, 정의로운 보수를 지향하는 ‘보수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시대적 과제로 양극화, 불평등, 불공정을 꼽으며 “이를 치유하고 해결할 근본이념으로서 공화주의를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유 전 대표는 해당 강연에서 처음으로 공화주의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그는 “공화주의는 공공선을 담보하는 법의 지배 안에서 시민들이 다른 시민들에게 예속되지 않고 자유를 누리며 시민적 덕성을 실천하는 정치 질서”라고 말했다. 총선 이후 사실상 첫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개혁 방향을 상세하게 제시하면서 ‘대권 플랜’의 조기 가동에 나섰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유 전 대표는 새누리당 복당 및 재탈당, 바른정당 창당, 19대 대선 출마 등을 거치며 공화주의의 의미를 구체화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공화주의의 태두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해 “성공의 길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려있는 사회, 부모의 신분에 따라 성공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자유인으로서 자기의 능력에 따라 성공이 보장되는 그런 사회, 그런 공동체가 보장된다면 국민은 기꺼이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화’, 온 국민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면서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공화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정의’”라고 말했다. 유승민식 공화주의는 김 의원의 권력 견제가 아닌, 국가와 시민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공적 이익의 측면을 강조한 셈이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뉴스1
◆무대 몸풀기…정계개편 불 댕길까

김 의원 측은 공화주의 선언과 관련해 이날 통화에서 “유 전 대표와 따로 논의하고 말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섬에 따라 공화주의를 고리로 한 보수 통합 구상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내년 전당대회에서도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왼쪽 세 번째)이 지난 27일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이 오는 3일 같은 당 정진석 의원과 주도하는 모임 ‘열린 토론, 미래’를 재개한다”며 김 의원의 전면 재등판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열린 토론, 미래’는 김 의원이 바른정당 소속 시절 한국당 소속인 정 의원과 함께 결성한 ‘초당적 토론모임’으로, 당시 보수 통합을 위한 사전 논의모임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김 의원은 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다음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측은 “‘열린 토론, 미래’에서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와 함께 소득주도성장 관련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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