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축구 커뮤니티에선 김민재의 이번 대회 활약상을 두고 ‘제2의 홍명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정강이뼈 부상으로 낙마한 김민재는 아시안게임서 제대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 그는 189㎝의 큰 키에도 발이 빨라 대인 방어에 능하다. 여기에 전성기 홍명보를 연상하게 하는 넓은 시야로 롱패스를 찔러 넣어 한국 특유의 몰아치는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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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수비수 김민재는 경고 누적으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 나오지 못했다. 그는 “8강전에선 3배로 뛰겠다”며 칼을 갈고 있다. 뉴스1 |
김학범호는 27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을 치른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이하(U-23) 챔피언십 우승 멤버를 아시안게임에 16명이나 데려왔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덕분에 조별예선을 포함한 4경기서 13득점(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실상의 결승전인 8강전에서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우즈베키스탄의 화력을 잠재워야 할 선수가 김민재다.
우즈베키스탄은 4-4-2 전술을 가동한다.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공격에 자신이 있단 얘기인데, 실제로 득점 분포가 고르다.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24)의 빌드업과 2선의 측면 돌파로 이어지는 공격이 매섭다. 특히 4골로 팀 내 득점 선두를 달리는 자비킬로 우린보예프(23)는 골 결정력이 탁월해 한국 수비진이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힌다. 그는 AFC U-23 챔피언십 한국과의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어 우리에게 1-4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우린보예프 역시 186㎝의 장신이라 체격이 비슷한 김민재와의 치열한 ‘창과 방패’ 대결이 기대된다. 김 감독은 “강력한 상대를 8강에서 만난 게 오히려 잘됐다. 챔피언십에서 진 빚을 반드시 되갚아 주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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