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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을 수 없는 고통… ‘청결한 습관’이 최상 예방법

입력 : 2018-08-26 20:56:34 수정 : 2018-08-26 20: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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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더 심한 ‘항문소양증’ / 치질·기생충·약물 등 원인인 속발성 / 특정 질환과 관련 없는 특발성 구분 / 대부분 습기·위생관리 소홀로 발생 / 계속 긁으면 피부 손상돼 증상 악화 / 서둘러 병원 찾아 치료 계획 세워야 / 잘 씻고 건조·규칙적 배변 습관 중요 여름철에는 더위 탓에 신체 곳곳이 땀에 젖기 때문에 피부질환이 쉽게 발생한다. 그중에서 입에 올리기 민망한 항문 주변이 가려워 고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렵다고 긁을 수 있는 부위가 아닌 데다 관리가 쉽지 않아 여간 난감하지 않다. 특히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습한 날씨로 땀을 많이 흘린 탓에 항문 주위가 가렵다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통틀어 항문소양증이라고 한다. 대장 항문 전문의들은 “은밀한 부위이다 보니 치료를 미룬 채 혼자서 고민하다 병을 키워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중년 남성에게 많고, 특정 음식의 알레르기 항원이 원인일 수 있어

항문 주변의 가려움증과 불쾌감이 크고 속옷에 분비물이 묻어나올 때 항문소양증을 의심할 수 있다. 낮보다 밤에 더 가렵다. 가렵다고 항문 부위를 자주 긁거나 자극을 주면 피부가 손상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배변 후나 밤만 되면 항문 주변이 간지럽거나 화끈거리는 이들은 항문소양증을 의심해야 한다. 은밀한 부위이다 보니 치료를 미룬 채 혼자서 고민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최상이다.
게티이미지 뱅크

항문소양증은 원인에 따라 속발성 소양증과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특발성 소양증이 있다. 주로 40세 이상의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속발성의 경우 치질, 탈항, 설사, 직장, 대장 질환이나 황달, 당뇨, 갑상선 기능 이상, 기생충 감염 등의 질환이 원인이다. 결핵약이나 아스피린, 고혈압약 등의 약물치료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항문소양증의 70~80%는 특정 질환과 관련이 없는 특발성 소양증이다.

한솔병원 이동근 병원장은 항문소양증 원인에 대해 “땀을 많이 흘려 항문 주변이 습해진 상태에서 제대로 씻지 않는 등 장시간 위생관리를 소홀히 하면 소양증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누로 항문 주변부를 과도하게 닦아서 악화한 경우가 있다. 환자에 따라 초콜릿, 홍차, 커피, 주스, 맥주 등의 음식물에 포함된 알레르기 항원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고조될 때도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위생적인 생활이 예방의 지름길, 증상 있으면 바로 병원 찾아야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지웅배 교수는 “남에게 말하기 부끄러워 병을 숨긴 채 별다른 치료 없이 항문을 계속 긁게 되면 주변 피부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가려움증이 악화돼 질환을 키울 수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항문소양증 치료를 위해서는 염증, 피부병 등 가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피부질환이 있을 경우 이를 먼저 치료함으로써 소양증도 같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특정 질환과 연관이 없을 경우 소양증에 대한 치료를 시작하는데, 피부 진정용 크림이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치료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1개월 이상 약물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알코올 주사요법이나 피부를 얇게 벗겨내는 박리술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알코올 주사요법은 감각신경을 마비시켜 마취 효과를 얻는 데 목적이 있다. 항문으로부터 7~10cm 떨어진 네 군데에 알코올 7~10cc를 균등하게 피하 주사한다. 2분 정도 후 감각이 돌아오므로 치료 효과를 바로 알 수 있다. 피부박리술은 항문에서 5cm 떨어진 좌우 양측 피부를 절개한 후 항문 주위 피부와 점막을 벗겨내는 치료법으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 시행한다.

무엇보다 항문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최상의 예방법이다. 배변 후,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 전 항상 항문 주변을 닦아서 청결하게 유지한다. 비데를 사용하는 것보다 좌욕을 통해서 항문 주변 피부의 갈라진 틈새에 낀 작은 이물질들이 빠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항문 주변을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수건이나 부드러운 종이로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두드려준다는 느낌으로 닦아야 한다. 규칙적인 배변 습관도 중요하다. 평소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고, 5분 이상 변기에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옷은 조이지 않고 통기성이 좋은 것으로 착용한다.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이나 땀 흡수와 통풍이 잘되지 않는 속옷은 좋지 않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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