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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역사](8월20~26일) 멕시코에까지 뻗친 스탈린의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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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9 23:24:40 수정 : 2018-08-20 13: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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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소련의 실패한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가 멕시코에서 평소 ‘절친’했던 라몬 메르카데르의 등산용 피켈에 머리를 맞아 이튿날 사망한다.

스탈린의 특명을 받은 자객이었던 메르카데르가 트로츠키의 ‘절친한 지인’이 되기까지의 노력은 007을 떠올리게 했다.

이로써 총명하면서도 한없이 어리석은 혁명가 트로츠키의 파란 많은 생애가 접힌다. 그의 아내와 전처 및 그들이 낳은 자녀들은 이미 스탈린의 전매특허인 ‘숙청’을 당해서 저승에서 그를 마중했다.

트로츠키는 명석했다. 그는 오데사의 실업학교에서 6년간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그러나 너무 명석하다 보니 자신의 주장을 굽힐 줄 몰라 주위를 피곤하게도 했다. 그런 성품의 트로츠키가 제정 러시아의 암담한 상황에서 좌파적 혁명에 경도된 것은 필연이었다.

그는 혁명가로서도 유능했다. 현학적이면서도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사자후를 토해내는 재주는 또 다른 것이었다. 시기를 읽는 능력도 뛰어나 러시아 혁명의 결정적인 타이밍에서 레닌마저도 우왕좌왕하던 시기에 이를 결행해 성공시켰다.

그 뒤에는 국내외 반혁명 세력들의 내전을 선두에서 과감하게 진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어리석었다.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아니 그러려는 마음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레닌과도 수없이 부딪쳐 그를 좌절 상태에 빠뜨리기도 했다.

불행하게도 그의 경쟁자(스탈린)는 그 방면의 달인이었다. 그를 암살한 메르카데르는 멕시코 법원에서 20년 형을 받아 1960년에야 소련에 갔다.

소련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다 보니 스탈린 격하운동에 열을 올렸던 니키타 흐루쇼프가 통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흐루쇼프가 메르카데르에게 ‘소비에트 연방 영웅’ 칭호를 내린 것은 소련 국내에서 트로츠키를 보는 평판의 일면을 말해준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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