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고위 관계자는 16일 “리치글로리호 등 이번에 혐의를 확정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는 선박들뿐만 아니라 (많은 의심 선박들에 대해 우리 정부가) 미국 정보당국과 함께 굉장히 많은 양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했다”면서 “(하지만) 확인 결과 열에 아홉은 범죄 혐의를 확정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 북한산 석탄을 들여온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카이에인절호, 리치글로리호, 진룽호, 샤이닝리치호. 마린트래픽사이트 캡처, 뉴시스 |
실제 관세청의 조사 결과 발표가 있던 지난 10일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그간 정부의 설명이 불충분했다’는 지적에 “미국은 정보 사항에 대해 대외공개를 매우 우려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다 공개하기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정이었는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이러한 정황은 대북제재 기조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밑에선 한·미가 실질적으로 대북압박을 지속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와 관련 “정부가 (북한산 석탄이라는) 그런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이 불거진 뒤 나온 대통령의 첫 입장 표명이다.
문 대통령은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북한산 석탄과 관련해 한·미 간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고 지금 투명하게 다 공개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또 “석탄이나 외교문제에 대해 다 말씀 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고 서로 인식하고 있는 정도가 달라 상당한 오해가 있다”면서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여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도 제3국에서 들어온 석탄이 북한산이었다는 전례가 있다”고도 했다.
김예진·최형창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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