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사진) 제주도지사는 13일 도민과 더 소통하고, 더 지혜를 모아서 비자림로를 아름다운 생태도로로 만들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사회의 기초 인프라이자 주민숙원사업으로써 도로의 필요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생태도로를 만드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앞서 지난 10일 비자림로 확장·포장공사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삼나무 수림 훼손 최소화 방안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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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대천동 사거리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에 이르는 비자림로 일부 구간에 대해 도로 확장공사를 진행하면서 삼나무숲을 베어 내자 환경 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
논란이 되고 있는 사업은 지역주민의 오랜 염원과 동부지역에 급증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 5월 제2차 제주도 도로정비 기본계획에 반영되며 시작됐다. 실제 공사는 지난 2일부터 진행됐다.
공사구간은 제주시 구좌읍 대천동 사거리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이다.
이번 공사로 이 구간에 포함된 삼나무숲 길 800m 양쪽 부분에 있는 삼나무 총 2160그루를 벌채할 계획이다. 지난 7일까지 진행된 공사로 동쪽 500m 구간에 있는 915그루의 삼나무가 잘렸다.
2022년 공사가 완료되면 현재 2차선인 이 구간이 4차선(폭 21m) 도로로 확장된다. 사업비는 총 207억원이다.
도는 2015년 11월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16년부터 편입 토지에 대한 보상을 시작해 45억원을 들여 72필지(11만816㎡) 중 54필지(8만8903㎡)에 대한 보상을 완료했다.
그러나 비자림로 공사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와 지역주민들의 공사 재개 요구가 충돌했다.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정의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은 “비자림로 확장·포장 공사는 제2공항 재앙의 서막일 뿐”이라며 사업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자연경관을 제1의 가치로 지닌 제주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사업이다. 비자림로 공사가 공분을 사는 이유는 제주만의 자연경관을 파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원희룡 도지사는 사전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나온 후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한쪽에서는 이처럼 제2공항을 기정사실로 해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며 비자림로와 금백조로를 포함한 모든 제2공항 연계도로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비자림로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반면, 성산읍이장협의회와 성산읍주민자치위원회 등 성산읍 지역주민들은 공사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과 제주시를 연결하는 비자림로는 지역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로”라며 “의료·교육·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리적 조건과 농수산물의 물류이동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로써 필요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가용과 렌터카, 대중교통, 화물차 등 수많은 차량이 통과하는 해당 도로는 비좁고, 겨울철 삼나무 그늘로 인해 도로가 쉽게 얼 뿐만 아니라 추월하는 차량 간 위험이 상존하는 등 도로 확장·포장은 주민의 생명권 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주민 의견수렴절차 등 공론화 절차를 거친 지역 숙원사업”이라며 “공사로 인해 잘려나가는 삼나무들이 있겠지만, 삼나무림 전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사람과 환경을 양분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균형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사업의 이해관계와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시급히 추진돼야 하고, 자연환경보존을 빌미로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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