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방문한 리용호(사진) 북한 외무상이 8일(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 북·미 회담 이후 진행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종전선언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미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이란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리 외무상이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여간 진행되고 있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협상 내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리 외무상은 회담 내용을 간략히 설명한 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 조치를 비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다자간 협상의 결과물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부과한 것은 그릇된 움직임”이라며 “북한과 이란의 관계가 더 깊어져야 하며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게 북한의 전략적 정책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리 외무상에게 “미국은 지금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의무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믿을 수 없고 신뢰가 낮은 나라로 인식된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우방끼리 관계를 발전시키고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방문이 리 외무상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리 외무상은 이틀간의 이란 방문을 마치고 이날 밤 이란을 떠났다.
리 외무상의 이란 방문은 2018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 폐막 직후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첫날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과 가장 강경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란과의 외교 이벤트를 통해 비핵화만 강조하고 있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의 보수 매체 타스님 뉴스는 “이 시점에서 리 외무상이 이란을 찾은 것은 북한의 외교정책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자주적이라는 점을 보이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고위급 관리를 이란에 보낸 것은 미국에 대한 조롱이자 향후 협상에 대한 경고 신호로 비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 NBC방송은 전직 CIA(중앙정보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협상 중인 북한이 한편으론 이란과 같은 나라와 동맹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릴 목적으로 이번 만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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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고 있다. |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리 외무상이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여간 진행되고 있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협상 내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리 외무상은 회담 내용을 간략히 설명한 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 조치를 비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다자간 협상의 결과물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부과한 것은 그릇된 움직임”이라며 “북한과 이란의 관계가 더 깊어져야 하며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게 북한의 전략적 정책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리 외무상에게 “미국은 지금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의무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믿을 수 없고 신뢰가 낮은 나라로 인식된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우방끼리 관계를 발전시키고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방문이 리 외무상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리 외무상은 이틀간의 이란 방문을 마치고 이날 밤 이란을 떠났다.
리 외무상의 이란 방문은 2018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 폐막 직후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첫날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과 가장 강경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란과의 외교 이벤트를 통해 비핵화만 강조하고 있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의 보수 매체 타스님 뉴스는 “이 시점에서 리 외무상이 이란을 찾은 것은 북한의 외교정책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자주적이라는 점을 보이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고위급 관리를 이란에 보낸 것은 미국에 대한 조롱이자 향후 협상에 대한 경고 신호로 비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 NBC방송은 전직 CIA(중앙정보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협상 중인 북한이 한편으론 이란과 같은 나라와 동맹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릴 목적으로 이번 만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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