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덕희는 특유의 예측력과 불굴의 근성으로 약점을 극복했고 2016년 한국선수로는 최연소로 세계랭킹 200위권까지 진입했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130위까지 진출했다. 선배 정현이 걸어간 길을 착실히 따라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덕희의 이야기는 지난해 말 세계남자테니스연맹(ATP)이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당시 ATP는 “이덕희는 아시아에서 장래가 밝은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 “그의 놀라운 여정은 매우 특이하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밝혔다. 장애를 극복한 투지와 함께 실력에서도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런 이덕희의 다음번 도전 과제는 아시안게임이다.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한국 남자대표팀 에이스로 나선다. 이번 대표팀에는 최근까지 발목부상에 시달려온 정현이 빠지고 이덕희와 권순우(21·당진시청), 홍성찬(21·명지대), 임용규(27·당진시청), 이재문(25·국군체육부대), 김영석(23·현대해상) 등 6명이 선발됐다. 이들 중 이덕희가 240위로 가장 세계랭킹이 높다. 지난해 말부터 닥친 슬럼프로 랭킹이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이번 대회 에이스의 책임은 이덕희가 져야 한다. 특히 테니스는 한국과 종합 2위를 다툴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종목이기에 어깨가 더욱 무겁다.
아시안게임은 세계무대를 꿈꾸는 이덕희에게 성장의 발판이기도 하다. 정현도 세계랭킹 100위권 후반을 전전하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성장에 탄력을 받았다. 이덕희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모두 예선 3회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한 경기만 더 이겼으면 대망의 메이저대회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아시안게임이 이런 이덕희에게 부족한 ‘2%’를 채워 넣을 계기가 될 수 있기에 20세 청년은 폭염 속에서도 라켓을 휘두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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