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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면 직접 만드는 P2P보험을 아시나요?

국내서도 P2P보험 기지개/P2P보험이란/보험사 취급 않는 펫보험 등 소액보험/원하는 사람들이 돈 적립… 보험금 지급/사업비 없어 시중보다 저렴하게 가입/
해외에선 틈새시장 파고들어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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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31 21:11:36      수정 : 2018-07-31 21:11:34
평소 등산을 즐기는 A씨는 최근 인터넷으로 간단하게 생활체육보험에 가입했다. 등산 등 여러 운동활동 중 일어나는 사고와 관련해 사망, 입원·통원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보험료가 1년에 2만원 안팎의 소액 보험이라 동호회가 아닌 개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회사를 찾을 수 없었지만, 온라인에서 모인 여러 명이 공동구매하는 형식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필요한 보험상품을 제안하고, 시중보다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P2P(개인 간) 보험이 기존 보험사에서 다루지 않았던 영역을 파고들며 주목받고 있다. 주로 펫보험, 여행자보험 등 구조가 간단한 소액간편보험(단종보험) 위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금융당국의 단종보험 지원 기조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P2P보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맞춤형 보험상품에 보험금 자동지급까지

P2P보험은 같은 위험보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 돈을 적립하고, 사고가 일어나면 이 돈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을 뜻한다. 보험기간이 끝났을 때 적립금이 남아있다면 일부 돌려받을 수 있다. 보험사에서 떼어가는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보험계약자 입장에서는 돈을 돌려받기 위해 보험사고를 스스로 조심하게 되니 손해율도 낮아진다.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것 같은 이런 P2P보험이 실제 해외에서는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2010년 독일의 프렌드슈어런스(Friendsurance)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P2P보험을 선보였다. 휴대전화보험, 가전제품보험, 개인배상책임보험 등 보험구조가 단순하고 기간이 짧은 보험부터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일을 그만두게 될 경우 장기적으로 생활비를 받는 일종의 실업보험까지 판매하고 있다. 휴대전화보험의 경우 최저 1년에 35.88유로(약 4만7000원)로 도난·파손을 자기부담금 없이 보상해준다. 프렌드슈어런스는 일반 보험상품 대비 최대 70% 저렴하고, 보험기간이 끝났을 때 공동 적립금이 남아있는 경우 40%까지 환급해주며 시장을 확대했다.

영국의 보트바이매니(Bought by many)는 보험을 세분화해 기존 보험사가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펫보험 종류만 펫 치아보험, 스핑크스 고양이 전용 보험, 멕시칸 헤어리스 개 전용 보험 등 150가지가 넘는다. 여행자보험은 당뇨병·치매·암 환자를 위한 보험, 연령별 여행자 보험 등 55가지가 있다. 이중 당뇨병 환자 여행자보험과 65세 이상 여행자보험은 각각 3900여명, 1만3000여명이 가입한 인기상품이다. 보험가입자 특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고령층이나 당뇨병 환자의 실제 위험에 비해 보험료가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데 착안해 보험료를 낮췄다.

최근에는 기술 발달에 힘입어 가입자의 편의를 높인 P2P보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의 팀브렐러(Teambrella)는 여러명이 팀을 구성해 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가 발생하면 전용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고, 팀의 투표를 통해 심사를 하고 보험금을 주는 방식이다. 계약 조건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스마트 계약 기능을 이용했다. 팀원은 각각 가상화폐 이더리움 전자지갑에 보험료를 갖고 있다가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지급하게 된다.

미국의 스타트업 레모네이드(Lemonade)는 시간과 노력을 거의 들이지 않고 가입과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앱으로 3분 안에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보험금 청구 시 인공지능(AI)이 심사해 빠르면 3초 안에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 기업은 최근 일본의 소프트뱅크에서 1억2000만달러(약 1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공동구매 보험 잇따라 출시

국내에서는 핀테크 발달과 소비자의 요구가 세분화되는 추세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P2P보험의 기초적인 형태인 공동구매 보험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명이 모이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형태의 상품이다.

다다익선은 수요는 있지만 판매하는 곳을 찾기 힘들었던 펫보험, 생활체육보험 등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아 보험회사가 이들을 위한 저렴한 보험을 개발하도록 도와준다. 펫보험의 경우 기존 가격 대비 15%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인바이유는 주기능만 남기고 부가적인 특약을 없애거나 특정 보장에 집중해 가격을 낮춘 이른바 ‘미니보험’에 특화됐다. 1년에 1만원대 운전자보험, 1회에 2000∼3000원대 여행자보험(3일 기준) 등의 상품이 있다. 최근에는 장애인을 위한 특화 운전자보험과 위급 시 위치추적,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결합한 ‘장애인운전자안심서비스’도 출시했다. 장애인의 가입 거절률이 높은 데다 지나치게 비쌌던 것에 착안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스몰티켓은 건강보험에 가입한 고객에게 무료 요가교실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리워드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최자윤 인바이유 실장은 “보험시장에서 20∼30대 비중이 낮은데, 이들은 몇천원짜리 보험 하나를 가입하더라도 꼼꼼하게 비교한다”며 “사망 후 자식에게 보험금을 주는 기존의 장기보험보다는 자신을 위해 쓸 수 있고 재미있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해외처럼 다양한 P2P보험이 나오기에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소액단종보험 판매통로를 다양화하고 진입장벽을 완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는데, 해당되는 보험이 그리 많지 않다. 근본적으로 보험사가 아닌 보험중개사(P2P사)가 보험상품을 직접 만들어 회원을 모집하고 운영하는 P2P보험은 보험업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보험사나 보험중개사가 개입하지 않고 플랫폼만 이용해 보험계약자들이 보험료를 내고 서로 보장해주는 형태는 유사수신행위가 될 수 있다.

기존 보험사들은 아직 시장이 작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P2P보험에 직접 진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P2P보험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기존 보험산업을 혁신하는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로서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와 업계의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P2P보험은 보험산업의 전반적인 확장성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며 “기성 보험사가 진출하지 못하는 영역 중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보험중개사가 파악해 함께 출시하는 한편, 앞으로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한 진정한 의미의 P2P보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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