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커질수록 효율성 높아지는 생태계 ‘스케일링 법칙’ 인간·도시·기업도 지배한다

입력 : 2018-07-28 03:00:00 수정 : 2018-07-27 20:29:1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제프리 웨스트 지음/이한음 옮김/김영사/3만원
스케일/제프리 웨스트 지음/이한음 옮김/김영사/3만원


어느 포유동물이든 심장이 평생 뛰는 횟수는 거의 같다. 생쥐는 겨우 2~3년밖에 못 살고 코끼리는 75년을 살 수 있다. 하지만 평생의 심장 박동 수는 동일하게 약 15억회라고 한다. 코끼리 몸무게는 쥐보다 1만배 더 무겁다. 하지만 사용하는 에너지(대사율)는 쥐의 1000배 수준이다. 코끼리 세포 수가 쥐보다 1만배나 많지만, 코끼리의 에너지 소비는 10분의 1 수준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동물의 몸집이 2배로 늘어날 때 대사율은 100%가 아니라 75%(4분의 3) 증가한다고 한다. 크기가 두 배 커질 때마다 에너지는 25% 절약된다는 뜻. 이를 스케일링 법칙이라고 한다. 이는 거의 모든 생물군에 다 들어맞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는 막스 클라이버라는 생물학자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복잡계 과학의 대부로 불리는 저자는 ‘스케일링 법칙’을 전체 생태계와 도시, 기업 등으로 확장한다. 고도로 복잡한 모든 현상 밑에는 규칙성이 있으며, 이를 파악하면 세계를 작동시키는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문명의 용광로이자 성장과 혁신의 토대인 도시에 초점을 맞춘다. 도시도 스케일링 법칙에 따라 발전한다는 것이다. 도시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날 때 필요한 도로, 전선, 가스관, 주유소 등 기반시설 규모는 세계 어디서나 100%가 아니라 85% 증가한다. 규모가 커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셈이다. 생물과 인간사회의 성장, 발전, 쇠퇴는 이 법칙에 따른다. 큰 동물일수록 더 오래 살고 더 느리게 진화하고 심장 박동도 더 느리다. 반면 현대 도시는 클수록 질병이 더 빨리 전파되고 사업체들이 더 빠르게 생겨나 사라지며 사람들은 더 빨리 걷는다.

저자는 “스케일링 법칙을 통해 급속한 도시화, 성장, 세계의 지속 가능성, 암, 노화와 죽음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인류가 씨름하는 현안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인간은 왜 천년만년 살지 못하고 기껏해야 120년밖에 살지 못할까, 생물은 왜 죽는 것일까, 이 수명의 한계를 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등 질문을 통해 복잡계를 풀이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
  •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루셈블 현진 '강렬한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