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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안희정이라는 괴물 '나는 어떤 여자와도 잘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18-07-27 12:13:22 수정 : 2018-07-27 15: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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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꾸며진 이미지로 정치하는 괴물이었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안 전 지사는 '나는 어떤 여자와도 잘 수 있다' 등의 말을 하는 등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약한 사람의 성을 착취하고 영혼까지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학 간음 등 사건 결심공판을 통해 김 씨는 처음으로 법정에서 공개증언했다.

▲ 권력을 이용한 성폭행, 다른 시각으로 몰고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아

김씨는 "이 사건 본질은 피고인(안 전 지사)이 내 의사를 무시하고 권력을 이용해 성폭행한 것"이라며 '애정, 혹은 내연관계'로 몰고 가고 있는 일부 시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김씨는 "고소장을 낸 뒤 통조림 속 음식처럼 죽어 있는 기분이었다. 악몽 같은 시간을 떠올려야 했고, 기억을 유지해야 했다"면서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았다. 피고인과 그를 위해 법정에 나온 사람들의 주장에 괴로웠다"고 미투에 나선 이후 겪었던 고통을 토로했다.

김씨는 "나 혼자 입 닫으면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 나 하나만 사라진다면 되지 않을까, '미투'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었다"며 "자책도 후회도 원망도 했다. 밤에 한강 가서 뛰어내리려고도 했다"고 했다.

김씨는 "하지만 내가 유일한 증거인데 내가 사라지면 피고인이 더 날뛰겠구나 생각했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는 길이라 생각해 생존하려 부단히 애썼다"고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털어 놓았다.

▲ 안희정 기침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굳어, '정조'라는 말에 죽고 싶었다

김씨는 재판 도중 "피고인 기침소리만으로도 심장이 굳었다. 벌벌 떨면서 재판정에 있었다"면서 "내 개인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차고 어깨를 떠는 변호사를 봤다"면서 "정조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까지 했다.

▲ 마누라 비서라는 처음 듣는 말까지, 이성적 감정 가진 적 한 번도 없었다

김씨는 "'마누라 비서'라는 처음 듣는 별명으로 몰아갔다. 나는 한 번도 이성적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행비서는 지사 업무에 불편함이 없게 하는 역할이다. 나를 성실하다고 칭찬하던 동료들이 그걸 애정인 양 몰아갔다"고 격분했다.

김씨는 "도망치면 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위력이 있는 관계에서 그럴 수 있겠나"라며 "지사 사람들에게 낙인찍히면 어디도 못 간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평판조회가 중요한 정치권에서 지사 말 한 마디로 직장을 못 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다소 굳은 표정으로 서울서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안희정은 이중 인격자, 지지자 만나는 것도 피곤해 한 괴물

김씨는 "가장 힘든 것은 안 전 지사의 이중성이었다"며 "외부에서는 젠더 민주주의 등을 말했지만, 지지자들 만나는 것도 피곤해했고 차에서 내리기 전에는 인상을 썼다"고 폭로했다.

더불어 "꾸며진 이미지로 정치하는 안 전 지사가 괴물 같아 보였다"고 했다.

▲ 난, 안희정에게 당한 사람 중 일부

김씨는 "피해자는 나만이 아니라 여럿 있다. 참고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제일 앞줄의 한 사람일 뿐이다"라며 안 전 지사를 향해 모든 것을 털어 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는 "피고인에게 꼭 말하고 싶다. 당신이 한 행동은 범죄다. 잘못된 것이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재판부에게 "이 사건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피고인과 다른 권력자들은 괴물이 될 것"이라며 "나는 이제 일도 없고 갈 곳도 없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만이 나의 희망이다"라고 엄벌에 처해 줄 것을 간청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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