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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를 '동물농장'의 돼지로 묘사한 만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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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6 23:08:13 수정 : 2018-07-26 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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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모습을 소설 ‘동물농장’에 나오는 돼지 캐릭터로 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만평 작가가 잡지사에서 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만평가 아비 카츠는 네타냐후 총리가 같은 당 정치인들과 함께 일주일 전 ‘민족국가법’을 통과시킨 뒤 의회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을 만평으로 그렸다. 민족국가법은 이스라엘을 유대인들의 배타적 민족국가로 선언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아랍계 시민들을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내용을 내포해 논란이 된 법안이다.

카츠는 네타냐후 총리와 정치인들을 돼지로 묘사한 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문구인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동물농장은 소련의 독재를 풍자한 소설로 동물의 리더인 돼지(나폴레옹)는 인간을 내쫓은 뒤 평등을 약속했지만 이후 권력을 내세워 자신들을 특권을 강화하고, 공포 정치를 자행했다. 이 만평은 2주에 한 번씩 발간되는 예루살렘 포스트에 실렸다.

만평이 발간되자마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카츠를 지지하는 독자와 함께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게 터져나왔다. 유대교에서 돼지는 불순한 동물로 여겨지는 데 이 만평이 반유대주의를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예루살렘 포스트는 30여년 동안 함께 한 카츠를 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잡지는 성명에서 “카츠는 프리랜서로 우리 논조에 맞춰 일을 했다”면서 “우리는 그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결정에 이스라엘의 기자협회는 즉각 유감을 표시하며 해고 조치를 즉각 취소하라고 비판했다. 또 예루살렘 포스트에서 소설을 기고하고 있는 하임 와츠먼은 해고에 항의하는 의미로 페이스북에 ‘사표문’을 올리기도 했다. 와츠먼은 “그의 작업이 일부 독자의 심경을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직원을 내쫓는 언론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서 “저널리즘은 언제나 일부 독자를 불편하게 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언론 편집자는 직원을 지켜주는 게 당연한 의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현재 카츠를 응원하는 모금액이 6만세켈(1846만여원)에 달할 정도로 그를 지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가디언, 카츠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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