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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논란에 말 바꾼 신일그룹… "금괴 확인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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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6 15:38:39 수정 : 2018-07-26 15: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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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보물선’ 논란을 일으켰던 신일그룹이 사명과 대표를 바꾸고 나타났다. 150조원에 달할 것이라던 금괴에 대해 “직접 확인된 바는 없다”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 이들의 행적을 둘러싸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6일 신일그룹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 돈스코이호에 금화나 금괴가 있는지 여부나 있다면 그 양이 얼마인지는 우리도 모른다”고 밝혔다. 최용석 신일그룹 신임 회장(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 회장)은 “과거 나온 150조원이라는 금액은 어떤 방식으로 추론되어 제시됐는지 알 수 없다”며 “과거의 추측성 자료를 무단으로 인용했다”고 사과했다. 신일그룹은 기존 류상미 대표 체제에서 이날 최 회장으로 대표 이사를 변경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명도 신일그룹에서 ‘신일해양기술주식회사’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사진=신일그룹 제공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발행한다고 했던 신일골드코인과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코인 회사의 상표권을 신일그룹의 직전 대표인 류상미씨가 등록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기존 공개됐던 돈스코이호의 해저 촬영분이라고 주장하는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지만 사진 어디에도 금괴나 금화 등 보물의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신일그룹은 보도자료에서 “돈스코이호에 매우 의미 있는 물건이 보관되어 있어 보이는 여러 개의 상자 묶음들을 유관(육안의 오타로 추정)으로 보았으며 단단한 밧줄로 고정되어 존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113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그 상자들이 밧줄로 고정되어 있는 것을 이번 탐사에 참여한 해양 탐사 전문가 알렌(실버크레스트 서브마린즈 대표)과 캐나다 잠수정 조정사 제프리가 직접 확인했습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잠수정 파일럿은 “나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촉극도 벌어졌다. 이어 신일그룹 측 관계자는 “배 안에 철제 상자로 추정되는 물건을 언뜻 봤으나 사진을 촬영하지 못해 지금 봤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들은 그동안 자신들과 연관된 회사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했던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상호만 같아 오해를 불러 일으켰으며 신일골드코인, 신일광채그룹, 제이유앤글로벌 등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일골드코인의 상표권자가 신일그룹의 직전 대표인 류상미씨라는 점을 언론이 지적하자 “류씨 개인의 일이며 법인과는 무관하다”고 발뺌했다. 신일그룹은 자본금 1억원에 지난 6월1일 돈스코이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설립된 신생 법인이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문제는 신일골드코인이 돈스코이호 인양을 위해 가상화폐를 발행한다고 홍보하고 개인들의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는 점이다. 신일그룹이 연관성을 부인한 만큼 투자자들의 자금이 보호받거나 보상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신일그룹은 이날 “그간의 기사를 살펴보면 돈스코이호에 200t의 금괴가 있다고 하는데 현재 시세(1㎏당 약 5100만원)로 환산하면 10조원이다. 역사적 유물적 가치를 더한다 해도 150조원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한 200t 금괴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신일그룹은 신일해양기술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꾸면서 돈스코이호에 대한 인양을 계속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양에는 300억원이 소요될 것이며 이를 외부 투자금을 모아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산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들이 발견했다는 돈스코이호에 대해서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묻지마 투자는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대목이다.

주가 시세조작 의혹에 휩싸인 상장사 제일제강과 관련해서는 최용석 신임 회장이 최대주주로 예정돼 있으며 인수계약 전후로 주가조작 등 어떠한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기획조사를 진행중이다. 남부지검도 신일그룹과 관련한 사기 혐의 고소사건을 접수해 서울 강서경찰서로 내려보내 수사 지휘중이다.

조병욱·김주영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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