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 농무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보게 된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 등 농가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콩, 사탕수수, 유제품, 과일, 돼지고기, 쌀, 견과류 등 중국 보복관세로 타격을 본 모든 농축산물이다. 해당 농가들은 직접 자금을 지원받거나 잉여 농산물을 정부에 판매할 수 있다.
소니 퍼듀 농무장관은 “이 조치는 불법 보복관세로 발생한 피해에 대응해 농가를 지원하는 것이자 다른 나라들이 우리 농가를 협박할 수 없다는 확고한 표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할 시간을 벌기 위한 단기적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긴급 자금 지원안을 두고 공화당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자유무역주의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연합(EU)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 폭탄’에 격분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나아가 피해 농가를 상대로 대규모 혈세를 투입하는 것을 두고 자유무역주의자들이 ‘보수 자유무역’과 완전히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트위터에서 “관세는 최고다!”라며 관세폭탄 정책을 옹호한 것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무역에서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하는 나라는 공정한 거래를 위한 협상을 하거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도둑맞고 있는 돼지저금통임을 기억하자”며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미국과 무역전쟁 과정에서 맞불을 놓고 있다. 25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114개 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24, 25일 공청회에서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284개 품목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고한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중국은 중·미 간 무역갈등을 고조시킬 미국의 2라운드 관세 부과에 대비해 보복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 반도체 업체인 퀄컴의 NXP 인수를 승인하지 않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NXP를 인수하려면 중국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만약 승인 마감 시한인 수요일(25일)까지 중국이 인수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이번 거래는 무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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