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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동창리 ICBM실험장 폐쇄 착수…북·미 협상 '촉매제' 될까

입력 : 2018-07-24 18:22:18 수정 : 2018-07-24 22: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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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창리 ICBM실험장 폐쇄 착수 / WP “비핵화 과정 중대한 조처” 평가 / 핵사찰·검증 향후 최대 쟁점 부각 속 / 외국 참관단 초청 없이 일방 해체 / 美, ‘대북제재 주의보’ 전격 발령 /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 압박나서 북한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폐쇄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 당국은 북한이 동창리 위성발사장의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최근 촬영한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이 시설의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국무부와 재무부, 국토안보부 3개 부처 합동으로 이날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해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도록 북한의 불법적인 무역과 노동자 송출에 말려들지 말라고 주의를 환기하는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3일(현지시간) 제공한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위성사진으로 전날 촬영된 것. 38노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들을 판독한 결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 폐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되면 북·미 간 협상이 본궤도에 다시 진입하는 촉매제가 될지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 7일 북한에서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개최했으나 양측 간 의견 대립으로 향후 협상 전망이 어두워졌던 게 사실이다. 북한은 미국이 ‘강도 짓’을 하려 한다고 반발했고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속았다는 비판론이 비등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북한이 동창리 시설의 해체에 착수했다면 비핵화 과정에서 작지만 중대한 조처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 시설 해체 과정에서 외국의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은 것은 향후 북·미 간 본격적인 협상에 대비한 치밀한 전략의 일환으로 워싱턴 외교가는 보고 있다. 북·미 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사찰과 검증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설 등을 일방적으로 해체하는 방식으로 선수를 친 셈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도 비핵화 조치와 거리가 있는 미사일 시설만 폐기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38노스 보고서에서 “지난 20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는 발사 직전 발사체를 조립하는 궤도식(rail-mounted) 구조물, 액체연료 엔진 개발을 위한 로켓엔진 시험대 등에 대해 해체 작업을 시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틀 후인 22일 찍힌 위성 사진에서는 건물 한쪽 모서리 부분이 완전히 철거되고 해체된 구조물이 바닥에 놓여 있는 장면도 확인됐다. 38노스는 해체 작업이 약 2주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진척을 위한 체제보장 조치의 하나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에 대한 동의를 요구했다는 CNN 보도가 나오자 ‘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 구축’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동창리 발사장 폐쇄, 미군 유해 송환과 함께 북·미 간 워킹그룹 회담이 시작되면 비핵화와 체제보장 순서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날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표명을 통해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의 장에 북한이 나오도록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4일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대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좋은 징조이고 비핵화를 위해 차곡차곡 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38노스와는 별도로 한·미 간에 (발사장 해체를) 파악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보당국 관계자도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해체와 관련해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식별됐다”고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박성준·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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