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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불법자금 의혹에 스러진 '진보 아이콘'

입력 : 2018-07-23 18:44:41 수정 : 2018-07-23 21: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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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 투신 사망 / 드루킹 특검 소환조사 앞두고 유서에 “4000만원 받았지만 어떤 청탁도 대가도 없었다” / 특검 “예기치않은 비보 침통” / 정의당 충격… 정치권 애도
‘드루킹’ 김동원(49)씨 측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산 노회찬(62)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진보정치의 대명사로 통한 3선 중진의원의 사망을 애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 서울 중구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에 노 원내대표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사망 하루 전 귀국길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사망 하루 전인 22일 오후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 그는 이튿날인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공항=뉴시스
노 원내대표는 유서로 쓴 것으로 보이는 글에서 “2016년 3월 2차례에 걸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면서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며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도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경공모는 드루킹이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인터넷 카페다.

해당 아파트는 노 원내대표의 어머니와 동생 가족이 거주하는 곳으로 확인됐다. 노 원내대표는 전날 부인한테 “어머니한테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원내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원하지 않아 부검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노 원내대표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관련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허 특검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라며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또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3일 낮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나와 침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앞서 특검팀은 드루킹의 측근인 도모 변호사가 2016년 노 원내대표에게 정치자금 5000만원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검팀은 조만간 노 원내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관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노 원내대표가 이끈 정의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특검이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노회찬 표적수사를 했다”며 특검팀을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여야 정당 모두 “한국 진보세력의 상징과도 같은 노 원내대표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의 입장을 나타냈다.

권구성·김범수·최형창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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