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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 SDGs] (42) 전세계가 원하는 미래, 유엔이 원하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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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3 10:00:00 수정 : 2018-07-22 17: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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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소재 유엔 본부에서 열린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안토니오 쿠테레스 사무총장이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2018 유엔 HLPF(고위급정치포럼)가 18일 막을 내렸다. 2013년부터 유엔 총회와 경제사회이사회가 해마다 교차하여 주관한 HLPF는 지속가능개발 이행 점검을 위한 전 세계 최대의 국제포럼이다. 유엔 총회가 주관하는 연도에는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며, 경제사회이사회가 나서는 연도에는 장관급 또는 각료급이 각국을 대표하여 참석한다. 올해는 경제사회이사회 주관으로 한국에서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대표로 환경부와 외교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올해 포럼에서는 이변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16일에 개최된 각료급 회담에서 164개국 찬성으로 채택된 공동 선언문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대한 탓이다. 유엔에서 첨예한 이슈가 걸린 경제나 안보, 인권, 난민 문제 등 단일 주제의 특정 사안이 아닌 선언문을 반대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긴급행동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선언문에 대해 두 나라가 반대한 이유는 “세계무역기구(WTO) 하에서 보편적인 규정에 입각, 개방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하고 비배타적이며 동시에 공평한 다국간 무역체제를 계속 추진한다”는 문구가 함께 삽입된 탓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비춰볼 때 WTO 부문에 대한 이견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9월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소재 유엔 본부 총회장에서 개최된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의 장면.

SDGs는 지난 40년에 걸친 오랜 기간 논의로 탄생했고, 2015년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지속가능개발정상회의에서 무려 193개 회원국 전체가 만장일치로 찬성한 범지구적 의제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대는 아쉬운 대목이다. 두 나라의 반대에도 다른 참가국의 압도적 찬성으로 이 선언문에는 힘이 실리게 되었다. 또한 최근 전 세계 모든 정부와 주요국의 국회,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SDGs를 주요 의제와 전략으로 삼고 있는 만큼 미국 역시 결국 다시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이념과 경제력, 국방력, 원하는 이익이 모두 제각각인 유엔 회원국 전체 193개국이 하나의 목표에 동참하고 실행해 나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전 세계가 한목소리로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류가 현재와 같은 방법과 모습으로 이 땅에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지금껏 만든 모든 사회적 제도와 이념, 경제 체제, 그리고 지구환경이 더는 유지될 수 없다는 절박함의 반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으로 유엔은 설립 70주년을 맞아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노력을 들여 인류와 지구를 위한 미래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의 모 호텔에서 국회의원과 주요 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엔 HLPF(고위급정치포럼)  한국 기념식에서 영상 연설을 하는 미로슬라프 라이착 유엔 총회 의장.

우리 협회는 유엔 내에서 가지는 특별한 의미 덕분에 2012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해마다 유엔 본부를 방문하여 최고위급 리더들과 공식적으로 면담할 수 있었다. 현직 유엔 사무총장과 2차례 회담하였고, 또 3차례 사무부총장과 경제사회이사회 의장과 면담해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또한 사무차장보급 이상의 고위 인사와도 5번이나 단독으로 마주앉았다. 지난 11일 협회가 개최한 유엔 HLPF 한국 기념식에는 유엔 총회 의장과 경제사회이사회 의장, 경제수석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연설 영상을 보내주기도 하였다.

국내 그 어떤 기관보다 유엔이 제시하는 미래목표를 정확히 파악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때문에 인류가 나가야 할 미래가 무엇일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 사회에 전달하는 역할도 담담히 수행했다. 실제로 인류 번영과 지구 환경을 위한 전세계의 마지막 약속인 SDGs에 대해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말며, 그 누구도 뒤에 남기지 않고 나가야 한다는 게 유엔의 매우 명확한 선언이기도 하다.

협회는 그동안 이런 약속을 이행하려고 국회와 기업의 참여를 매우 강력히 호소하였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의 참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가 변화하길 주문했고, 기업 또한 참여함으로써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근본적인 인프라 구축과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길 바랐다. 이를 위해 그간 100명이 넘는 의원들을 만나 SDGs를 설명하였고, 30여곳의 기업 리더들과 직접 얼굴을 맞댔다. 또한 유엔과 함께 SDGBI(지속가능발전목표경영지수)를 구상해 해마다 10월이면 400여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발표하였다.

한국은 전세계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최적의 국가다. 50년이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경제화와 민주화, 그리고 첨단화를 모두 이룬 지구상 유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를 상대로 훌륭한 역할 모델과 표본이 될 수도 있다. 유엔은 한국이 이룬 변화에 큰 주목을 하고 있다. 유엔이 원하는 미래에 가장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국회와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앞에 서 있다. 그리고 유엔은 언제든 이 기회를 함께하길 원하고 있다.

김정훈 UN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 unsdgs@gmail.com)

*이 기고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기구인 UN지원SDGs한국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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