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조종사 과실보다 기체 결함에 무게…수리온 논란 불가피

입력 : 2018-07-18 19:23:06 수정 : 2018-07-18 21:42: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수리온 회전날개 결함 확인 땐 軍 전력화·해외 수출 ‘타격’ / 해병대, 포항 추락사고 조사 착수/목격자 “사고 당시 회전날개 떨어져”/동력 전달 ‘기어박스’도 이상 가능성/기술 제휴 에어버스 헬기 유사 사고/軍, 운용헬기 90여대 비행중단 조치/1조3000억원 들인 수리온 잦은 결함
시험비행 중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수리온’ 헬기가 또다시 부실 도마에 올랐다. 마린온이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을 기반으로 개조한 파생형 모델이라는 점 때문이다.
10초 날고 떨어진 마린온 18일 해병대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전날 오후 4시 41분쯤 포항비행장 활주로를 이륙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에서 주회전날개(메인로터)가 본체와 분리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부서진 채 활주로에 떨어진 주회전날개.
연합뉴스·해병대사령부 제공

현재 사고 원인도 조종사 과실보다는 기체 결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군 당국은 이륙 직후 헬기 메인로터(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이륙 직후 메인로터 부분에서 연기가 발생했고 이후 블레이드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활주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헬기는 메인로터와 꼬리날개에 장착된 로터를 함께 돌려 양력(揚力)을 얻는다. 메인로터 자체나 메인로터에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박스 등 관련 구성품에 이상이 발생하면 양력을 얻는 데 필요한 자세 유지가 불가능해 추락하게 된다.

KAI가 수리온을 개발할 때 기술제휴를 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의 ‘슈퍼 푸마’ 헬기도 2016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조사 결과는 메인로터 동력전달을 담당하는 기어박스 내 기어 8개 중 1개가 피로균열로 파괴된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슈퍼 푸마는 수리온의 원조 격이다.

더구나 수리온은 지난해 1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메인로터 작동기에서 수분 유입에 따른 균열이 발견돼 해당 부품을 전량 교체한 바 있다. 수리온을 상륙기동헬기로 개조한 마린온은 상륙함 탑재를 염두에 두고 메인로터를 접을 수 있도록 개량됐다. 만약 이번 해병대 참사가 메인로터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면 군 전력화와 해외수출에는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활주로에 발 묶인 마린온 1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6항공전단 활주로에 해병대 1사단 소속 마린온 상륙기동헬기들이 계류해 있다. 해병대는 지난 17일 발생한 추락사고로 이날 마린온 헬기 비행중단 조치를 내리고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뉴시스

2006년부터 1조295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KAI가 개발한 수리온은 2012년 12월 전력화된 이후 크고 작은 결함이 잇따랐다. 2013년 2월부터 3년간 전방유리가 다섯 차례나 파손됐으며, 2014년 8월에는 메인로터와 동체 상부의 전선절단기가 충돌해 엔진이 멈춰섰다. 2015년 초에는 육군항공학교에서 비행훈련 중이던 수리온 2대가 엔진과속 후 정지돼 비상착륙했다. 지난해 7월에는 감사원으로부터 수리온이 결빙성능과 낙뢰보호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메인컴퓨터 부팅 실패, 충돌방지 등 작동 불량도 지속됐다. 방위사업청과 KAI는 문제가 제기된 사안들은 모두 해결했다는 입장이지만 새로운 부실이 밝혀질 경우 수리온 생산 차질 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한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18일 오전 헬기 파편이 남겨져 있다.

한편 해병대는 18일 마린온 추락사고와 관련해 동일 기종 헬기 3대의 비행을 중단하고 사고원인 규명에 나섰다. 육군도 마린온과 동일한 기종인 수리온 헬기 90여대의 운영을 일시 중지했다. 해병대는 이날 해병대 전력기획실장 조영수 준장을 위원장으로 해·공군, 국방기술품질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 23명의 관계자가 참여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들어갔다. 추락사고로 숨진 장병 5명에 대해 1계급 특별진급 추서를 결정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