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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뉴스] 안희정 vs 김지은…핵심 쟁점은 '위력'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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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5 09:00:00 수정 : 2018-07-14 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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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서 성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재판이 치열한 공방전 양상을 띠고 있다. 다섯 차례 공판기일이 진행되는 동안 피고인 안 전 지사 측과 검찰이 각각 신청한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혐의명에도 나와 있는 ‘업무상 위력’의 행사 여부다.

안 전 지사 측은 “합의에 따른 성관계였으며, 지위를 이용한 위력 행사는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증인들의 입을 빌어 뒷받침하려 한다. 반면 검찰과 고소인인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 측은 “도지사와 비서라는 지위·업무관계를 이용해 강제로 관계가 이뤄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안 전 지사 재판은 오는 16일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참여하는 비공개 공판을 한 차례 더 거친 뒤, 검찰이 구형량을 밝히는 결심 공판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이 사건 재판에서 나온 주요 증언들과 쟁점 사항, 새로운 논란으로 떠오른 내용들을 정리해봤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제3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법정서 다시 만난 도지사와 비서

지난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제1회 공판 당시 검찰은 공소사실 요지를 밝히면서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며 “(안 전 지사는) 맥주와 담배 등 기호식품 심부름을 시켜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피고인은 책임을 지고자 도지사직을 사퇴했으며, 가혹한 여론의 비판을 받아들였지만 형법상 처벌 대상은 아니다”라면서 “차기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적·사회적 지위가 있다는 것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맞섰다.

이날 법정에서는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안 전 지사와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 본 김씨가 처음으로 대면했다. 둘은 서로를 단 한 차례도 응시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생각에 잠긴 듯 자주 눈을 감았고, 김씨는 판사와 검사, 피고인 측 발언을 직접 노트에 필기해가며 재판에 집중했다.

두 번째 공판이 열린 지난 6일에는 김씨가 법정에서 피해자 증인 신문을 받았다. 이 공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위계질서 엄격했다” vs “아니다”

양측이 신청한 증인들의 법정 증언이 시작된 건 지난 9일 3회 공판 때부터다. 이날은 안 전 지사 대선 경선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구모씨 등 검찰이 신청한 증인 네 명이 법정에 나왔다. 고소인 김씨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진 구씨는 캠프의 위계질서가 엄격했다고 증언했다.

구씨는 검찰 측 신문에서 “주요 의사결정은 팀장급들이 논의해 하달했고, 아이디어를 내도 잘 채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안 전 지사와 러시아·스위스로 출장 갔을 무렵 힘들다고 연락해 왔다고도 했다. 검찰 공소사실에는 출장에서 범행이 이뤄졌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오후 공판에는 충남도청 콘텐츠팀에서 안 전 지사의 업무 모습을 촬영하는 용역 일을 했던 정모(여)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김씨를 ‘언니’라고 부르는 등 가깝게 지냈다고 밝힌 정씨는 “도청에 들어가 보니 안 전 지사 말 한마디로 일이 결정됐다”고 털어놨다.

반면 지난 11일 4차 공판에서는 안 전 지사 측 증인으로 나온 이들이 그에게 유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안 전 지사를 10년 넘게 보좌한 전 충남도 비서실장 신모씨는 “안 전 지사는 참모들을 편하게 대했다”며 수행비서의 업무량도 김씨의 주장과 달리 그리 많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씨의 후임 수행비서 어모씨는 “김씨는 저나 운행비서(운전담당)가 하는 것보다 (안 전 지사를) 더 격의 없이 대했다”면서 “올해 1, 2월쯤 충남 홍성군의 한 고깃집에서 김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라고 대거리를 해 자리에 있던 사람이 모두 놀랐다”고 했다.

어씨는 또 지난해 11월 술자리에서 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한 일, 김씨의 생일에 있었던 일화, 김씨가 수행비서 마지막 날 관용차 안에서 울었던 일 등을 상세히 털어놨다. 이날 전 충남도 운행비서 정모씨와 미디어센터장 장모씨 등도 피고인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상화원 사건’에 ‘2차 가해’ 논란도

지난 13일 5회 공판에서는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른바 ‘상화원 사건’ 등 이전 재판에서 나온 증언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상화원 사건은 지난해 8월 충남 보령군 상화원 리조트에서 고소인 김씨가 새벽에 안 전 지사 부부의 방에 들어갔다고 알려진 사건이다.

민씨는 피고인 측 변호인이 이 사건에 관해 묻자 “당시 상화원에 중국대사 부부를 초빙했는데, 새벽 4시쯤 누군가 (안 전 지사 부부가 묵고 있던 방의) 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내려다봤다”며 “현관은 잠겨 있었고, 올라올 사람은 1층에 있던 김씨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민씨는 “김씨가 남편을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걸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공적업무수행을 내가 어찌할 수 없어 불쾌함을 감췄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씨가 ‘마누라 비서’로 불린다고도 전했다. “상화원 사건 이후에도 남편을 의심해 본 적은 없다”고 말할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를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김씨는 착신전환된 수행용 휴대전화로 ‘2차를 기대한다’는 한 여성의 메시지를 받고 불상사를 막고자 안 전 지사 침실 문 앞에 대기하다가 깜빡 졸았을 뿐, 안 전 지사 부부 침실에는 들어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성협은 또 재판에서 피고인 측 증인들이 했던 ‘김씨가 귀여운 척 했다, 홍조를 띠었다’ 등의 표현을 열거하며 “증인들이 김씨의 (왜곡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날 피해자 측 변호인도 신문에 앞서 “피고인 측의 증언이 노출되면서 2차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 이후 “법원의 사실인정은 공개재판뿐만 아니라 비공개재판에서 조사된 증거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자유심증주의에 기초해 이뤄진다”며 “종국적인 사실인정에 앞서 증인의 진술 한 마디 한 마디에 따라 지나치게 자극적인 보도가 이뤄져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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