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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끄는 北·끌려가는 美… 머나먼 '비핵화의 길'

입력 : 2018-07-09 18:50:06 수정 : 2018-07-09 20: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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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트럼프 6개월 시한 언급 주목/미군 유해송환 등 안 이뤄져 불쾌/北 지연 계속땐 美도 인내심 한계/北 추가조치 이행 마냥 늦출수 없고/
美 판깨는 대신 압박 메시지 낼 것/對北 추가제재·해상 차단 등 가능성
오는 12일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한 달을 맞이하지만 북한의 신속하고 완전한 핵 폐기를 목표로 한 미국과 북한 간 협상은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북한의 의도적 의제 분할과 시간 끌기에 미국이 끌려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약속한 추가 조치가 이행될 때까지 오래 기다려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외교 소식통은 9일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6개월 뒤 내가 틀렸다고 할 수도 있다’며 6개월이라는 시한을 언급했다는 점을 북한이 놓치면 안 된다”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직후 곧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6·25 참전 미군 유해송환과 미사일 엔진 실험장 파괴는 이미 이뤄졌어야 하는 일인데 이 두 가지를 놓고 다시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히 불쾌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찾은 폼페이오… 美, 베트남과 밀착하나 베트남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9일 하노이의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하노이=AFP연합뉴스
북한이 협상 지연 전술을 지속하는 경우 미국으로서는 협상을 계속할지 말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과 맞닥뜨릴 수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거의 한계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북·미 양측 모두 파국은 원치 않기에 북한이 추가 조치 이행을 마냥 늦출 수 없을 것이고 미국도 판을 깨는 대신 미국이 지닌 대북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북 압박 메시지 발신을 시작으로 그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속도를 지연시키는 경우 미국이 향후 취할 수 있는 옵션은 대북 추가제재, 해상차단, 군사훈련 재개 등이 거론된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협상 국면을 주도하는 쪽은 북한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야구에 비유하면 현재 스코어는 10대 0으로 북한이 앞서 있는 셈”이라며 “결국 미국은 미·중 관계 틀에서 북핵 문제 해법을 찾으려 할 것이고 무역갈등에서 타협점을 찾는 대신 중국에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북·미 간 비핵화 속도·방식·범위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 대해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과대평가하고 협상을 서두른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자체도 미국의 대북 협상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쉽게 협상 레버리지를 날려 버렸다”고 꼬집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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