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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 ‘부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 53개국 290편 영화 관객 선택 기다려 / 개막작 오성윤·이춘백 ‘언더독’ 선정 / 야쿠자 영화·좀비 뮤지컬·환상의 세계 / 현실과 상상 넘나드는 작품 줄줄이 대기 장르영화 마니아들의 축제가 돌아왔다.

올해로 22회를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12일 개막해 22일까지 11일간 경기 부천시청사와 일대 영화관에서 열린다. 올해는 53개국 290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반긴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영화들이 코리안 판타스틱, 월드 판타스틱, 패밀리존, 금지구역 등 섹션에 고루 포진해 있으며 특히 월드 판타스틱은 장르성이 짙은 ‘레드’와 대중성을 갖춘 ‘블루’로 나뉘어 관객들이 취향껏 선택할 수 있다.개막작은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2011년)의 오성윤 감독과 이춘백 감독이 협업해 6년 만에 완성한 ‘언더독’이다. 예매 오픈 9초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폐막작으로는 가수의 꿈을 가진 14살 인도 소녀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분위기를 극복하고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시크릿 슈퍼스타’가 선정됐다.

이밖에도 기발하고, 오싹하고, 환상적인 영화들이 줄줄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BIFAN 프로그래머(김영덕, 김봉석, 남종석, 모은영)들이 추천하는 올해의 화제작을 미리 살펴본다.

◆11월(에스토니아)=소박한 에스토니아의 한 농촌에 살아 움직이는 물건과 사후세계에서 돌아온 조상들, 유령과 악마, 늑대인간이 공존한다. 어느날 성에 창백한 독일 귀족과 그의 아름다운 딸이 나타나고, 그녀에게 반한 한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리나는 결국 암흑 마법을 사용한다. 악마의 장난에 굴복하는 나약한 인간의 운명을 흑백 영상으로 그려 더욱 기묘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의 에스토니아 후보작이다.

◆고독한 늑대의 피(일본)=신입 형사 히오카는 야쿠자 전쟁 일보 직전의 히로시마에서 고참인 오카미와 함께 현장에 뛰어든다. 경찰과 야쿠자, 누가 적이고 동료인지 판단하기 힘든 아수라장에서 히오카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야쿠자 영화의 고전 ‘의리 없는 전쟁’(1973)의 오마주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21세기 야쿠자 영화의 신경지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활발하게 영화를 만들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시라이시 감독판 ‘신세계’라 할 수 있다.

◆슬럼가 대습격(필리핀)=마약 조직의 보스를 체포하기 위해 특수부대가 슬럼가에 진입한다. 미로 같은 공간에서 어느 편인지조차 애매한 거주민들을 무작정 대피시킬 수 없는 상황. 슬럼가를 배경으로 액션 장면이 거의 한 시간 동안 격렬하게 이어진다. 필리핀의 중견 감독 에릭 마티의 영화로 인도네시아의 액션 걸작 ‘레이드 : 첫번째 습격’의 짜릿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동남아 액션의 판을 바꿀 필리핀 액션 대작으로 꼽힌다.
안나와 종말의 날

◆안나와 종말의 날(영국)=작은 마을 리틀 해븐에 사는 고등학생 안나는 절친 존과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생각에 들떠 있다. 그런 안나의 집에 갑자기 좀비들이 나타난다. 한창 파티를 준비 중인 학교가 안전한 곳이라 생각한 안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향한다. 그러나 곧 아무도 믿을 수 없음을 깨닫고 서로를 진정으로 의지하기 시작한다. 틴에이저들의 우정과 로맨스를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섞어 재치 있게 버무린 좀비 뮤지컬 영화.
세 친구

◆세 친구(미국)=마약 중개자 틸다와 페툴라는 오래된 절친이다. 마약 거래 현장을 급습한 경찰을 피하기 위해 둘은 마약을 버리고 달아난다. 두목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되자 어릴 적 친구 데프니의 집으로 찾아간다. 데프니의 재산을 훔쳐 달아나려 했지만 데프니는 괴팍한 정신병자다. 생명의 위협에 둘러싸인 틸다와 페툴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모델 출신 배우인 밋지 페어원의 감독 데뷔작으로 특이한 촬영기법과 환각적인 이미지로 무장한 사이코호러 영화다.
 
어두움

◆어두움(오스트리아)=숲속에 사는 악귀소녀가 한 남자를 해친 뒤, 이 남자가 인질로 잡고 있던 눈먼 소년을 발견한다. 악귀소녀는 소년을 해치기는커녕 동정심을 느끼고 그를 보호하며 자신의 괴물 같은 모습과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저스틴 랭 감독이 단편으로 제작한 동명의 졸업작품을 배경으로 만든 ‘어두움’은 올해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비극적인 상황에 도달한 10대 소년과 소녀의 관계를 독창적으로 그려내며 죽지 못한 자의 관념을 훌륭히 재창조했다.
 
청춘빌라 살인사건

◆청춘빌라 살인사건(한국)=살면서 어느 정도의 돈을 소유해야 행복할까. 무심코 30억원이라고 말했다가 핏빛 소동극에 휘말리게 된 동네 목욕탕집 남자들과 사채업자 그리고 그의 가족들. 자꾸만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자신도 모르게 너무 멀리 가버린 사람들. 이 소동극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거친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와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쫀쫀한 구성,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데스트랩

◆데스트랩(한국)=탈옥한 연쇄살인마를 쫓던 형사 권민은 비무장지대(DMZ) 인근 숲속에서 지뢰를 밟고 만다. 가진 것은 오직 귀에 걸려 있는 블루투스 헤드셋과 권총 한 자루뿐인 난감한 상황에서 설상가상 범인까지 마주친다. 더는 버틸 수도, 그렇다고 발을 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그는 벗어날 수 있을까. 기발한 설정과 독특한 캐릭터, 빠른 속도와 넘치는 에너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온 오인천 감독의 여성 액션 신작으로 끝까지 긴장과 에너지를 놓치지 않는다. 애리조나영화제 최우수 액션 영화상 수상작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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