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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수 기자의 피로프! 피로프!] 끝내 못 웃은 장현수… 성장하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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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8 19:21:13 수정 : 2018-06-28 21: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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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중심 잡아줄 핵심 꼽혔지만 매경기 실책 연발하며 도마 올라 / 독일전서도 불안한 경기력 보여 / 팬들의 응원과 포용이 필요한 때 그라운드 위 사투를 끝낸 선수들은 한참 동안이나 장내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세계 1위 독일을 꺾었다는 자부심, 그럼에도 16강행 티켓을 아깝게 놓쳤다는 회한이 교차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나온 태극전사들은 그야말로 앓던 이가 빠진 표정으로 환하게 웃었습니다. 곳곳에서 자신의 ‘무용담’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선수들을 보니 그제야 축제의 끝이 실감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마음 편히 웃지 못한 선수가 수비수 장현수(27·FC 도쿄·사진)입니다. 수비의 중심을 잡아 줄 핵심전력으로 꼽혔지만, 매 경기 실책을 연발하며 도마에 올랐죠. 조별리그 최종 독일전 달콤한 승리의 순간에도 장현수는 불안정한 경기력으로 끝내 명예회복에 실패했습니다. 다른 선수들과 표정의 온도차가 유독 컸던 그는 ‘모기 소리’만하게 “최종전은 내가 안 뛰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팀에 피해를 끼칠까 무서웠다. 무엇보다 팀원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역사적인 승전보를 올린 주축 멤버치고는 애처롭기까지한 소감입니다.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2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최종전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후반 45분 김영권의 골이 비디오 판독 결과 골로 인정된 뒤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하고 있다. 뉴스1
신태용호는 그간 ‘투지’가 실종됐다는 비난을 들었지만, 성한 곳 없는 몸을 훈장처럼 여겼던 선수들을 보면 알 겁니다. 그들이 대충 뛴 경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그중에서도 장현수는 월드컵에 자신의 축구 인생을 다 걸었습니다.

그는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부리에서 연봉 기본급만 20억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고액 연봉을 뿌리치고 일본 J리그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월드컵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출전 기회가 보장된 구단을 택한 것이죠. 월드컵 구장이 사상 최초로 ‘하이브리드 잔디(천연잔디와 인조잔디 혼합)’로 조성된 점을 고려해 축구화만 10켤레를 챙기는 준비성도 보였습니다. 장현수는 “월드컵을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전혀 아깝지 않다. 국가대표라면 당연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여론의 뭇매에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던 장현수입니다. 주장 기성용(29)이 “네가 무너지면 팀 전체가 무너진다”며 독려했지만 자책감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전 경기 풀타임 출전을 하고도 좀처럼 경기력을 되찾지 못한 건 극심한 중압감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장현수는 매일이 눈물바람인 어머니의 위로를 듣고 축구화를 고쳐 맸습니다. “누가 뭐래도 너는 내 보물이다”라는 한마디가 아직도 가슴에 사무칩니다. 비록 끝내 웃지 못한 장현수이지만, 누구보다 간절했던 그가 한국 축구의 ‘보물’이 될 때까지 응원해주는 포용이 필요한 때입니다. 러시아에서, 태극전사 모두 욕봤습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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