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백자 대호, 10억5000만원에 낙찰

서울옥션 148회 경매서 최고가/ 홍콩서도 달항아리 25억원 낙찰

60cm 높이에 유백색을 띤 대형 백자(사진)가 국내 경매에서 10억5000만원에 팔렸다.

서울옥션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열린 제148회 미술품 경매에서 이 백자 대호가 출품작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18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백자의 전체 양감은 눈에 띄게 날씬하며 표면 질감도 부드럽다. 이러한 대형 준(樽·그릇)은 국가 행사에서 왕실 권위와 존엄을 상징하는 예식용 그릇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다. 9억원에서 출발, 10억5000만원에 낙찰된 것도 희소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달 열린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도 달항아리로 불리는 높이 45cm 조선백자가 25억원(1800만홍콩달러)에 팔리는 등 최근 경매시장에서 백자대호가 호응을 얻고 있다.

12세기 고려청자 최전성기에 제작된 청자상감포류수금문매병도 시작가(1억8000만원) 3배인 5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인 회연서원을 묘사한 겸재 정선의 그림은 시작가(9000만원) 3배를 넘는 3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전쟁과 분단 등을 소재로 한 특별 섹션 ‘근현대 한국의 역사, 근현대 한국의 미술’ 출품작도 고루 좋은 결과를 냈다. 임옥상 ‘보리밭’은 경합 끝에 시작가(4500만원) 4배가 넘는 1억9500만원에 낙찰, 작가의 경매가 기록을 경신했다. 푸른 보리밭이 캔버스 절반을 차지하면서 삶에 짓눌린 듯한 얼굴의 농부가 그 너머로 등장하는 리얼리즘 회화다.

여인 3명이 등장하는 천경자 그림 ‘놀이’(1960년도 추정)도 경합을 거쳐 근현대부문 중 최고가인 8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우환의 작품은 연대별로 총 5점이 출품되어 4점이 팔렸다. 바람 시리즈인 ‘동풍’은 5억5000만원의 판매가를 기록했다. 보물 제766-2호로 지정된 불교 미술품 ‘묘법연화경 권4-7’은 경합 끝에 1억8500만원, ‘궁중황계도’는 6억원에 낙찰됐다.

김희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