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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세계 최초·최대 빌딩형 차량기지 건설… ‘혁신 DNA’ 빛난다

(23)싱가포르 토목 새 역사 여는 GS건설 / 2조원대 공사 ‘T301’ 프로젝트 / 지하철 985량·버스 815대 수용 기지 / 하루 현장 출력 인원만 2400명 달해 / 연약지반이라 공기 지연 예상 깨고 / 설계 변경해 작업 기간 최소화 ‘파격’ / 싱가포르서 가장 ‘핫’한 건설사 / 환경·안전·공정 삼박자 갖춰 인정받아 / 현지 지하철 공사 중 공기 단축 유일 / 입찰 등 엄격해 까다로운 시장이지만 / 공공부문·주거 프로젝트 수요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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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7 03:17:00      수정 : 2018-06-06 19:46:24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였지만 넓디넓은 현장 곳곳에서 근로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한눈에 현장을 다 볼 수 없어 차를 타고 인근에 마련된 전망대로 이동했다. 아파트 4∼5층 정도의 높이를 계단을 타고 올라 들어간 전망대에서야 비로소 현장 윤곽이 확인됐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대로 고성능 카메라 한 앵글에 다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지난달 17일 둘러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인근 ‘T301’ 프로젝트 현장의 모습이다.
갠트리 크레인

현장에 우뚝 선 파란색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보통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많이 사용되지만, 이곳은 개당 50t, 28m에 이르는 대형 콘크리트로 만든 빔(보)을 수만개 설치해야 하므로 조선소에서 쓰이는 골리앗 크레인과 비슷한 갠트리 크레인이 핵심 장비다.

T301은 지난 2016년 3월 GS건설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에서 수주했다. 1조7003억원 규모다. 앞서 GS건설이 현장 부지 사전 준비공사로 수주한 T3008 프로젝트(3562억원)까지 합치면 2조원이 넘는다. LTA가 현재까지 발주한 공사 중 금액으로 최대다.

싱가포르 현지인은 ‘메가 데포 프로젝트’(Mega Depot Project), 즉 ‘초대형 차량기지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싱가포르 지하철 3개 노선 (DTL, TEL, EWL) 차량 985량과 버스 815대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최대의 빌딩형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하루 현장 출력 인원 약 2400명(주간 1900명, 야간 500명)이다.

◆혁신의 연속… 싱가포르 토목 새 역사 창출

T301은 싱가포르는 물론 세계 토목 역사를 바꿀 ‘작품’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초의 빌딩형 차량 기지인 데다 워낙 규모가 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GS건설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내고 있어서다.

최대 난관은 제한된 공기 내에 약 31만t의 철근 조립 및 약 180만㎥의 콘크리트를 현장 타설하는 것과 연이어 약 13만개의 프리캐스트 빔(콘크리트 보)과 플랭크(상판)를 조립하는 것이다. 철근량은 에펠탑 사용량의 42배, 콘크리트양은 세계 최대 높이를 자랑하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에 들어간 분량의 5배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공기였다. 당초 LTA에서 제시한 설계와 시공방법을 준수할 경우 95개월의 계약 공기 내 완공이 불가능했다. 이에 GS건설은 철근콘크리트 공사의 선행 공종인 연약지반 토공의 효율성을 향상시켜 여분의 공기를 최대한 확보했고, 콘크리트 보와 상판을 일괄 제작해 거치하는 방식의 새로운 설계를 발주처에 제안해 소요 공기를 최소화했다.

또 원래 하수처리장이었던 T301 현장은 연약지반이라 원 설계에서 굴착 전 땅 위로 데크를 설치해 그곳에서 토공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됐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데크를 설치하면서 본 구조물 시공과 간섭이 불가피해 공기 지연이 예상됐다. GS건설은 그래서 데크 설치보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이동·설치가 용이하고 중장비의 하중에도 문제없는 ‘메가 데크’를 만들어 현장 내 4개 구역 중 3개 구역에만 설치해 사용하는 것으로 설계를 바꿨다.

원 설계에서 레일 데포(차량기지)에 10만5843개, 버스 데포에 2만5006개의 콘크리트 보와 상판을 설치하게 한 것도 GS건설은 일부 구조물을 일체화해 6만개 이하로 줄였다. 김덕배 GS건설 현장담당 임원은 “원래 설계의 시공순서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반면, 많은 양의 콘크리트 제품을 제한된 시간 내에 설치해야 해 공기 지연과 안전 문제 등이 우려됐는데, 설계 변경을 통해 공기 절감, 중량물 작업 최소화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선진 싱가포르 시장에서 ‘우뚝’

싱가포르는 엄격한 유럽식 입찰 및 시공 관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고도의 기술력과 사업수행 경험을 가진 선진 건설업체들의 각축장이라고 할 만큼 까다로운 시장이다. GS건설은 이 시장에서 환경, 안전, 공정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탁월한 시공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이 GS건설에 향후 프로젝트 동반 참여를 제안하는 등 싱가포르에서 가장 ‘핫‘(hot)한 건설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앞서 GS건설은 2015년 싱가포르 건설청(BCA)이 주관하는 기업단위 환경인증제도(GGBS)에서 최고 등급인 스타(STAR) 등급을 획득했다. LTA가 매년 주관하는 안전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 같은 해 7월엔 C911 차량기지 프로젝트를 준공했는데, 이는 싱가포르 전체 지하철 프로젝트 중 유일하게 원래 일정보다 6개월이나 단축한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앞으로 발주될 건설 현장에서도 GS건설의 선전이 예상된다. 현재 싱가포르는 의료 시설과 토목 공사 같은 공공부문과 주거·상업 프로젝트 등 민간건설 수요가 점증하는 추세다. BCA에 따르면 건설수요가 꾸준히 개선돼 2019년과 2020년에 연간 260억∼3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과 2018년엔 각각 240억, 260억달러 수준이었다.

특히, GS건설은 LTA가 발주하는 다수의 신규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호형 GS건설 싱가포르 지사장은 “현재 싱가포르에서 다수의 LTA공사 현장을 가지고 있는 GS건설은 경험 많은 인적 자원과 생생한 건설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것들이 결국 발주처로부터 언제나 준비되어 있고, 믿을 수 있는 건설사로 인정받고 있다”며 “GS건설은 도급업자라기보다는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발주처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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