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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1억여원 … 히어로즈 ‘뒷돈 게이트’ KBO 강타

입력 : 2018-05-31 00:11:05 수정 : 2018-05-31 0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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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전수조사 결과 ‘충격’/‘꼼수 트레이드’ 롯데 41억 최다/ 리그 전체가 부정 일삼은 ‘공범’/ 이장석 前 대표 유용 가능성도/
히어로즈 가입 금액보다 많아/ 환수 결정되면 구단 ‘공중분해’
소문은 무성했지만 모두 설마설마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부정의 실체가 드러났을 때 주는 충격은 컸다. 히어로즈 구단이 트레이드를 통해 받은 뒷돈의 전모가 드러나 야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KBO는 30일 SK를 제외한 8개 구단으로부터 과거 히어로즈 구단과의 현금을 포함한 선수 트레이드 계약 중 발표와는 다른 계약 건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그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08년 KBO리그에 뛰어든 히어로즈 구단은 200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23차례 트레이드 가운데 12번이나 뒷돈을 챙겼다. 놀라운 것은 미신고한 트레이드 뒷돈만 무려 131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가입금 120억원을 상회하는 액수다. 

히어로즈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KBO에 신고한 현금을 포함한 트레이드는 4건이었고 총액은 58억원이었다. KBO는 이러한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하지만 유영구 KBO 전 총재는 2009년 말 히어로즈가 선수를 판 자금으로 구단을 운영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2010년 시즌 종료까지 넥센과 현금 트레이드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히어로즈는 이후 트레이드에서는 현금 거래가 없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해 히어로즈가 KT, NC와 트레이드에서 6억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고 KBO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전수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러자 프로야구 단장단은 30일 오전 대전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히어로즈와 트레이드 과정에서 오간 금액을 자체 정리한 뒤 서울로 이동해 장윤호 KBO 사무총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그 내용은 입이 벌어질 수준이었다. 히어로즈와 현금 트레이드를 신고했던 LG·삼성·두산·한화는 금액을 속였고, 롯데와 KIA는 현금이 오간 사실을 숨겼다. 롯데가 가장 많은 41억원을 뒷돈으로 댔고, LG 28억원, 두산이 20억원을 각각 줬다. 삼성도 15억원, 한화 9억5000만원, NC 8억원, KIA와 KT가 5억원씩의 검은돈을 히어로즈에 지급했다. 이 뒷돈이 히어로즈 구단 운영에 사용됐는지 아니면 이장석(사진)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유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는 히어로즈 구단과 이장석 전 대표의 도덕적 해이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발표를 계기로 KBO리그 전체가 부정을 일삼은 공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병역비리, 승부조작 등의 사건 못지않게 리그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땅으로 떨어지는 중대사건이라는 지적이다. 야구계에서는 뒷돈 지급 사실을 은폐 축소한 구단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에 이번 발표를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히어로즈의 현금 트레이드를 10년이나 수수방관한 KBO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히어로즈가 진행한 트레이드 가운데 상당수는 선수 기량과 가치를 고려했을 때 무게추가 맞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KBO가 구단들의 눈치를 보며 트레이드를 승인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KBO가 지난 29일 앞서 드러난 KT·NC의 트레이드 뒷돈 6억원을 전액 야구발전기금으로 환수 조처한다고 발표해 이번에 드러난 미신고 금액 131억5000만원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내릴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만일 환수결정이 내려진다면 히어로즈 구단은 공중분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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