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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보이는 법(法)] (54) 일방적 혼인신고 알고도 계속 동거…혼인무효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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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30 13:00:00 수정 : 2018-05-30 05: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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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다가 이혼한 부부 A씨와 B씨. 이혼 후에도 둘은 동거를 하였는데, A씨는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마치고 이를 B씨에게 알렸다. 그렇게 둘은 다시 부부생활을 이어나갔으나, B씨가 불륜을 저질렀다. 불륜관계를 정리하라는 A씨의 요구를 받은 B씨는 일방적인 혼인신고를 이유로 혼인이 무효임을 주장했다.

 


혼인관계를 정리하는 법적 수단으로 이혼이 가장 흔합니다. 다만 이혼하면 가족관계증명서 등에 기록이 남는다는 생각에 혼인무효 소송을 통해 기록 삭제를 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무효란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처음부터 효력이 없음을 뜻합니다. 혼인무효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사유에 해당해야 합니다. 또한 혼인무효 판결을 받더라도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면 그 사실이 기록될 뿐이므로, 완전한 삭제를 원한다면 재작성 신청을 해야 합니다. 재작성은 혼인무효 사유 중 일부에서만 인정됩니다. 일방이나 제3자의 범죄행위로 인한 사례 등에 한합니다. 참고로 범죄행위가 형사 판결로 밝혀졌다면 혼인무효 판결 없이도 가족관계등록부 재작성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민법(815조)에서는 크게 다음과 같은 두가지 사유에 혼인의 무효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없으면 해당합니다.(1호). ‘혼인의 합의’란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의사의 합치를 가리킵니다. 취업을 위한 입국, 가족수당 수령 등 다른 목적을 위한 것이나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한 사례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민법 809조에서 정한 금혼 사유가 있습니다.(금친혼 등 2호부터 4호까지) 그밖에는 사망자와 혼인, 등록부상 오기재 등도 해당합니다.

혼인무효 소송을 진행하여 판결이 확정되면 혼인생활을 전제로 발생했던 법률관계는 모두 소멸합니다. 혼인무효 사유가 있는 혼인은 처음부터 무효이기 때문입니다. 둘 사이 아이가 있다면 혼외의 자녀가 되고, 당사자 일방의 재산분할 청구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혼인무효 원인의 과실이 일방에게 있다면 그를 상대로 경제적,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면서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협의 이혼한 후 배우자 일방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더라도 그 사실을 알고 혼인생활을 계속한 경우 상대방에게 혼인할 의사가 있었거나 무효인 혼인을 추인한 것이다.”(1995. 11. 21. 선고 95므731 판결)

일방적인 혼인신고는 무효인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이른바 사실혼 관계에서는 상대방의 혼인의사를 추정하거나 무효인 혼인신고의 추인 의사를 인정한 게 이번 판례입니다. 이를 토대로 일방의 혼인신고라도 유효하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혼인무효 소송은 당사자 간 발생하기도 하지만 당사자가 숨지고 난 뒤 상속인들 사이에서 불거지기도 합니다. 어느 경우든 이미 법률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혼인사실을 아예 무효로 만들어야 하는 만큼 인정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1호 사유는 왜 무효가 되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혼인무효 소송은 그 절차와 심사가 매우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와 사전 검토해 그 흐름을 예측하고 진행하는 것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방법 중 하나입니다.


김경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kyungsoo.kim@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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