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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北·美 ‘트럼프 방식·핵탄두 반출’ 치열한 밀당

입력 : 2018-05-28 18:42:26 수정 : 2018-05-28 23: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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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실무회담 최대쟁점/美 핵탄두 20개 조기반출 요구/北선 단계적 반출로 ‘시간 끌기’/트럼프는 ‘체제보장·경제지원’/김정은과 그랜드바겐 시도 예고/北·美 인사들 잇단 싱가포르 행/진행 방식·경호·의전 협의 할 듯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副相·차관)과 성 김 주(駐) 필리핀 미국 대사의 북·미 판문점 실무회담에서는 ‘트럼프식’(Trump Formula) 핵 해법과 북한 핵무기·물질의 역외(域外) 반출 문제가 최대 쟁점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실무회담과 관련해 2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나는 진실로 북한이 눈부신 잠재력이 있으며 언젠가는 경제적, 재정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이 점에서 나와 의견을 같이하고 있고, 그것은 일어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 보장 및 경제 지원 등 트럼프 방식을 놓고 김 위원장과의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시도를 예고한 셈이다. 미국 매체는 판문점 실무회담이 27∼29일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왼쪽),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김 대사와 최 부상의 의제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조율을 거쳐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은 트럼프 방식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서한 공개 후 발표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며 적극적 입장을 보였다.

현재 트럼프 방식은 완성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북·미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 가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해법에 대해 “물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 매우 짧은 기간만 지연된다면 그건 일괄타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체로 ‘선(先) 완전한 비핵화·후(後) 보상(제재 해제 및 체제 보장)’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 모델과 달리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작은 단계에서의 북한 비핵화와 그에 대한 보상을 맞바꾼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리비아식 모델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는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일부 수용해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미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북미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미군 차량이 임진강을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북미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취재진이 판문점 방향을 바라보며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28일 “트럼프 방식은 (리비아 모델과 달리) 단계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고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작은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으로, 리비아 모델보다 완화된 형태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 방식이 딱 정해져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북·미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는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논의하면서 북한 핵무기·물질의 역외 반출 문제를 놓고도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물질 가운데 최대 2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부터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반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방식은 북한의 비핵화 단계를 나눠서 그 단계마다 보상한다는 것인데, 핵심은 핵무기와 핵물질을 신고와 동시에 (역외로) 빼내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대북 제재가 해제된 이후에도 핵을 일부 보유하려고 할 테고, 이를 위해 핵무기의 조기 반출이 아니라 단계적 반출로 시간을 끌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미는 판문점 실무회담과는 별도로 이르면 29일 싱가포르에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이 참여하는 가운데 정상회담 일정, 진행방식, 경호, 의전 문제를 협의하는 실무회담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등 양측 대표단은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진·김민서·박수찬 기자,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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