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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미래를 담다] 동영상 찍어 SNS에 실시간 공유 … ‘폰생폰사’ 新인류

입력 : 2018-05-29 06:00:00 수정 : 2018-05-29 0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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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스마트폰이 바꾼 삶
모바일기기 성능 대폭 향상 힘입어 / 사회관계망서비스도 ‘폭발적 성장’ / 텍스트 → 사진 → 동영상으로 진화 / ‘해시태그’ 로 관심사 한눈에 보여줘 / 일각 “의사소통에 부정적 영향” 지적 / “새로운 대인관계 형성 도구” 반론도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대학생들의 MT(단합대회) 필수품은 디지털카메라였다. ‘디카’에 찍힌 사진은 MT가 끝나고 발송되는 이메일을 통해 확인했다. 일부 사진은 ‘태양보다 뜨거웠던 우리의 여름을 영원히 기억하자’는 메시지와 함께 싸이월드에 공개됐다. 친구들은 ‘퍼가요~♡’란 댓글을 달고 사진을 나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MT 문화도 확 변했다. 소형 디카보다 성능이 좋아진 ‘폰카’는 방수도 돼 계곡에서도 쓸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단톡방에서 한 번에 뿌려진다. 동기들과 어울렸던 사진이 태그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라가고, ‘#MT’ 해시태그를 더하면 전 세계 사람들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진화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SNS가 등장했고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용 성향에 맞는 플랫폼을 사용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SNS는 함께 발전했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졌고 고화질의 사진을 풍부하게 담을 용량이 확보되면서 SNS가 성장했고, 사람들은 SNS를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스마트폰의 스펙이 높아지면서 SNS는 텍스트에서 사진으로 전환됐고 최근에는 동영상을 중심으로 한 SNS의 성장세가 빨라졌다.

삼성전자 첫 스마트폰은 SNS보다 문서편집에 집중돼 있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옴니아를 내놓으며 엑셀과 파워포인트 등 문서편집 기능을 홍보했다. 이 제품은 16기가 용량에 출고가는 106만8100원에 달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옴니아`(왼쪽)와 `갤럭시 S`
삼성전자는 옴니아의 실패를 딛고 아이폰의 경쟁작이 된 ‘갤럭시S’를 2010년 6월 전 세계에 출시한다. 운영체제(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채택됐다. 당시 이 OS의 점유율은 1.6%에 불과했다. 갤럭시S는 국내에서 출시 70일 만에 100만대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었고 덩달아 안드로이드의 점유율도 상승했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이 시기 등장했다. 문자 메시지가 한 건당 20원씩 하던 시절, 데이터를 활용하면 무료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앱이 하나둘 생겨나면서다. 카톡은 다른 앱과 다르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지원했고, ‘카톡 때문에 스마트폰을 샀다’는 소비자가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앰엔톡이나 틱톡, 마이피플 등이 카톡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결국 온라인 공간에서 사라졌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등 기존 PC 시대의 강자는 모바일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기 시작했다. 싸이월드의 자리는 페이스북이 차지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강화와 맞물린다. 6만4000화소에 불과했던 갤럭시S의 전면 카메라는 1년 뒤 출시된 갤럭시S2에서 130만 화소로 늘어났다. 이용자들은 조금 더 고급스러운 사진을 원했고, 2010년 등장한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보정해주는 필터를 앞세워 존재감을 뽐냈다. 인스타그램은 2011년부터는 원하는 사진을 묶어서 보여주는 해시태그 기능도 추가해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렸다. 

스마트폰 내장메모리 증가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의 확대를 촉발시켰다. PC시대 영상 플랫폼으로 출발한 유튜브는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성장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영어로 ‘TV 브라운관’을 뜻하는 유튜브는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SNS로 꼽힌다. 와이즈앱이 지난달 분석한 결과 국내 스마트폰 유저들이 유튜브를 이용한 총 사용시간은 258억분에 달했다. 카카오톡(189억분)과 네이버(126억분), 페이스북(40억분) 등을 압도하는 시간이다.

상향평준화된 스마트폰은 다양한 SNS의 등장을 유도했지만 고객들에게는 교체의 필요성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곧바로 스마트폰을 바꾸는 수요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업계의 고민도 깊어졌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업그레이드센터를 설립했고 오래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강조한 G7 씽큐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SNS가 오프라인 대인관계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일부학자들은 사람들이 대인관계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부분을 꼬집으며 스마트폰이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을 만나고도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는 뜻을 가진 ‘퓨빙’이란 신조어가 대표적인 예다. 이 단어는 폰(Phone)에 빠져 모든 것을 무시한다(Subbing)는 뜻을 가졌다. 미국 베일러대 연구팀은 커플의 70%가 퓨빙 때문에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고, 영국 더비대 연구팀 조사결과 60%는 스마트폰이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이 혼자 동영상을 보거나 SNS를 하는 데 사용되는 만큼 오래 사용할수록 의사소통 능력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9'
스마트폰이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키스 햄튼 럿거스대 교수는 통신기술이 인간관계의 지속성과 접근성을 더 높여준다고 주장했으며 퓨 인터넷 앤드 아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 보고서는 관련 상호 친근감을 높이거나 다툼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래 관계에 있어 소외감 및 화를 해소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발표도 나왔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은 항상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따른다”며 “스마트폰을 새로운 대인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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