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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현장人] '그라운드의 전설' 김병지 회장..'또 다른 전설을 만들다'

입력 : 2018-05-26 11:00:00 수정 : 2018-05-25 19: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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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와 문화가 함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어
- 2016년부터 미술가 아내 김수연 작가와 함께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 설립 운영
- '어린이날' 재일동포 아이들에게 한국의 문화·역사 알리는 학습교재 보내


“축구요? 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 시절 배고픈 시절 배를 움켜쥐며 지금까지 축구만 보고 살았죠(미소). 선수는 은퇴했지만, 열정만은 은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수 시절 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고 할까요?(미소). 인생 제2막을 열고 축구에 담지 못했던 그라운드 열정을 사람에 담고자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김병지가 어떤 사람인지….”

축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김병지 이름을 들으면 바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골 넣는 골키퍼’,‘관리의 대명사’,‘따르고 싶은 선수’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그는 축구를 통해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는 누구보다도 인생 굴곡이 많았다.

그는 초등학교 때까지 육상선수로 활동하다 밀양중 재학 시절 축구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축구부 회비를 낼 여력이 없을 정도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꿈을 놓지 않았다.

국비 지원을 조건으로 전자기계고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창원 기계 공단에서 용접공으로 생활하는 등 힘든 시절을 이겨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병지는 199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한 뒤 1996년 울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8년 10월 24일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헤딩슛으로 골키퍼 최초의 필드골을 넣는 등 프로축구 역사를 만들어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은 김병지의 이름을 각인시킨 국제대회였다. 김병지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56개의 유효슈팅 중 47개를 막아내며 골키퍼 종합 방어율 2위를 기록했다.

김병지는 A매치 61경기를 소화해 72실점을 기록했다. 프로 무대에선 2001년 당시 국내 선수 중 최고 이적료로 포항으로 이적했으며, 2005년 5월 K리그와 K리그 컵대회 합선 통산 118경기 무실점 방어로 개인 통산 최다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24시즌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통산 706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2014년 11월 15일엔 신의 손이 갖고 있었던 최고령 출전 기록(44세 7개월 6일)을 넘어섰다. 역대 리그 통산 무실점 경기(228경기), 153경기 연속 무교체, K리그 최초 골키퍼 득점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K리그에서 세운 기록들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불멸의 역사를 김병지에 의해 쓰였다. 그라운드를 사로잡은 김병지 선수. 그는 인생 2막 열고 축구 열정을 뛰어넘는 또 다른 인생의 꿈을 꾸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 구리시 한 카페에서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 위원장과 현대 미술가로 활동 중인 아내 김수연 부부를 함께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은퇴 이후 생활.

“선수 때보다 더 바쁜 것 같아요. 은퇴하기 전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을 만들고 저는 위원장과 스포츠 쪽을 맡고, 아내는 문화 콘텐츠 쪽을 맡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할수록 늘어서 정말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와 미술 작가인 아내가 작품 활동으로 생긴 수익을 갖고 국내·외 그리고 다문화 가정을 찾아가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정서적이나 정체성을 찾아 줄 수 있는 곳. 어디든 찾아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하는 생활.

“아내는 미술 쪽이니깐 그림책도 될 수가 있고, 미술용품이 될 수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스포츠를 통해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근래에 북한 유소년 축구선수에게 필요한 축구공과 축구용품을 보내기 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필리핀이나 베트남 다문화 가정에 세탁기를 전해 주고, 홀몸노인 분들에게 연탄이 필요하면 연탄, 쌀이 필요하면 쌀, 현금이 필요하신 분도 계세요 그러면 정성을 담아 드렸습니다.”

- 팀 2002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멤버 23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멤버 23인과 지도자들로 구성된 팀 2002(회장 김병지). 화장이 된 지 4년이 됐다. 이 조직을 통해서 사회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유소년 축구장 건립, 유소년 축구대회 개최, 선수 생활을 쓰러진 신영록 선수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야 일이 되다 보니 정말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만나는 분마다 설명해 드리고,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고 다양한 곳에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와 인연.

“집사람과 함께 김병스포츠문화진흥원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찾고, 무엇보다 좋은 일을 함께해서 의미가 더욱 깊은 것 같습니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대외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홍보에 경험이 많은 서경덕 교수를 힘을 빌려 필요한 부분은 논의 후 방향 잡아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맡다 보니 정말 바쁘네요.”

-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을 설립한 계기.

“제가 집사람을 93년에 만났다. 집사람과 함께 90년대 중 후반부터 사회적인 일들을 많이 했었죠. 그때는 선수 이름으로 했었고, 은퇴하는 시점에 공식적인 일을 해야 생각에 김병지포츠문화진흥원을 설립하고 은퇴하자마자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업체나 주변 분들이 도움을 주고, 함께 하고자 하는 뜻있는 분들이 계셔서 이틀을 하게 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안타까웠던 일들.

“선수 시절 가족들과 함께 한 보육원에 들렀죠. 우리 아이와 함께 들렸다. 보육원 아이들이 사람들이 오면 당연한 듯 찬송가를 부르면서 기부자들에게 공연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아이의 순수성과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이 보이지 않고 길들어진 모습. 순수한 아이의 모습은 사라진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아마 다른 기부 하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 봉사는 함께.

“아이들 함께 놀아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대화를 많이 나누고, 봉사도 쉽지는 않은 일이이죠. 마음이 가고 정말 필요한 곳에 가야 합니다. 선수 때부터 많이 느껴져 왔습니다. 없는 시간을쪼개고 만들고, 재정적으로 만들어서 찾아가고 있습니다. 큰 금액이 들어갈 때는 집사람과 협의해 동의를 구하고 제일 필요한 부분 찾습니다. 심장 투석기부터 우리 가정은 장기기증 20년 전에 했습니다.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 '어린이날' 재일동포 아이들에게
“재일동포 3·4세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또 제일 동포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져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복 바이러스를 도움을 주다 보니 함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꼭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주고, 또 미술용품이나 한국의 문화·역사 알리는 학습교재를 기증했습니다. 민족마다 다르잖아요. 그 민족만의 기질이 이랄까? 한국 선수들은 공차는 것이 다듯 민족만의 특유의 기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억나는 일.

“2000년대 초반 때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도롯가에서 히치하이크를 하는 20대로 보이는 대학생을 만났습니다. 그 친구가 설악산 꼭대기에서 부산에서 출발한 친구들과 다 같이 만나자고 했다는 것입니다. 각자 부산에서 출발해서 설악산 꼭대기까지라는 말을 듣고 제가 10만원을 줬습니다. 마지막에 쫑파티 할 때 쓰라고 작은 일이고 잠깐 좋게 생각했던 것이 지금까지 기억나고 지금까지 기억해줘 너무 고맙습니다.”

- 교통사고 그리고 허리디스크 수술.
“은퇴 후 지도자 꿈을 키워 가던 중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를 당하고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회복 중입니다. 오른쪽 다리에는 마비증세가 있습니다. 상태는 지켜봐야 하고 2~3년 후에 알 수 있다. 재활치료와 침술치료를 꾸준히는 받고는 있는데, 깊이 생각에 빠지면 마비증세가 나타납니다.”

- 앞으로 활동계획.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2~3년 정도 걸린다고 해서 현재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생이 축구로 시작해서 축구는 제 인생이자 동반자죠, 축구 활동은 평생 이어갈 것입니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보람된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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