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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삶 속 부처 모습 …가르침은 잘 따르고 있나

입력 : 2018-05-22 20:49:33 수정 : 2018-05-22 20: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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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전시회·책 출간 관심 / 불교미술 선구자 ‘금용 일섭’ 특별전 / 전국 사찰에 남긴 불상·불화 등 소개 / 육식 절대금지?… “보지않고, 듣지않고 의심스럽지 않은 것은 먹어도 된다” / 중생의 아픔과 함께하는 약사여래 / 고통받는 사람에 자비 베푸는 부처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하고 2500여 년, 가늠하기도 힘든 시간이 흘렀지만 부처는 중생의 삶 속에서 불멸했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바라고, 그려낸 모습에 편차는 있었으나 부처에 대한 갈구는 이어졌다.

불기 2562년의 올해 우리는 어떤 부처를 그리며 22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았을까. 20세기 불교미술의 선구자로 ‘근대의 부처를 만든’ 금어(金魚·불교 미술 전반에 능한 승려)를 기리는 전시회가 열리고, 지금 우리가 부처의 원래 가르침을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책이 나와 주목된다. 첨단 의학의 시대에도 유효한 병을 다스리는 부처의 가르침은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책도 나왔다.

◆‘대금어, 부처를 만들다’

우리가 부처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는 사찰의 불상, 불화 등을 통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금용 일섭은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활동하며 전국의 사찰에 수많은 불상, 불화, 단청을 남긴 근대 불교미술의 선구자다. 국립광주박물관의 특별전 ‘금용 일섭(1900∼1975)-근대 부처를 만들다’는 뛰어난 승려 화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더듬어 보는 것과 동시에 지금 한국의 중생들이 그리는 부처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가늠해 보는 자리다.

일섭은 1938년 조선불교 총본산 태고사 대웅전(현재의 서울 조계사 대웅전) 불화를 조성하는 등 불과 30대 중반의 나이에 대규모 불사를 주도하는 반열에 올랐다. 40∼50대에는 대작 조성이 이어지는데 높이 4m 이상의 대형 후불도(後佛圖·법당 불상 뒤쪽에 걸어 놓는 불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만년에는 불교미술단체 설립과 공모전 출품, 저서 출간 등 불교 미술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제자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 오늘날까지도 ‘일섭문도회’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를 그린 금어 일섭의 불화. 현대인들이 부처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는 사찰에서 보는 불화나 불상 등을 통해 형성되기 마련이다.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석가의 가르침은 온전히 전해지고 있는가”

석가모니 최초의 가르침을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고스란히 따르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의 교리는 석가모니가 가르친 그대로일까. ‘니까야 독송집’(범일 지음, 김영사)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한다. 책은 부처가 직접 말한 것을 정리한 경장(니까야) 중 독송 혹은 합송하기에 적절한 것을 골라 정리했다. 저자는 “오랜 전통과 관습으로 무장한 현실불교에서 세존의 가르침과 괴리된 측면들은 결국 세존의 가르침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지적했다.

혼란스러워진 가르침 중의 하나로 저자는 육식을 들었다. 불교에서 육식은 금지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해하지만 “보지 않은 것, 듣지 않은 것, 의심스럽지 않은 것”은 먹어도 된다. “동물을 죽이는 걸 직접 보지 않았고, 귀로 듣지 않았으며, 정황으로 의심스럽지도 않은 경우에는” 육식을 해도 된다는 것이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보물 1130호)은 질병의 치유를 기원하기 위한 경전이다. 이 약사경은 속장경을 간행하기 위해 1086년 흥왕사에 설치한 교장도감에서 펴낸 것 가운데 하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가장 현실적인 고통을 구제한 약사여래

불교는 인간의 근본적인 고통을 ‘생로병사’로 정리했다. 이 중에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고통은 ‘병’이다. 약사여래에 대한 신앙이 일찍부터 생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치유하는 붓다’(김재권 외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는 “약사여래는 중생의 온갖 병고를 치유하고 모든 재난을 제거하며 수명을 연장하는 부처”라며 “약사신앙은 병의 치유와 관련한 현세이익적인 불교신앙이라는 점이 가장 기본적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라면 서울의 중심지에 위치한 조계사의 대웅전에 석가여래, 아미타여래와 함께 약사여래가 모셔진 것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은 “세 부처는 이름은 다르지만 결국 모든 중생의 아픔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한 부처와 같다”며 “석가여래는 중생을 교화한 부처이고, 아미타여래는 극락왕생 및 내세에 누릴 행복을 담당한 부처이며, 약사여래는 지금 당장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부처”라고 적었다.

의학의 발달로 약과 치료가 비약적인 발전을 한 현대사회에서 이런 신앙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책은 “불치병을 앓거나 임종을 앞둔 사람들에게 약사여래불을 외우거나 듣기만 해도 정토에 왕생할 수 있다는 신앙은 정신적 위안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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