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하면서 단일화 이슈를 꺼냈다. 야권 단일화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과 별개로 정치권에서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박 후보가 크게 앞선 상황에서 보수진영이 힘을 모아야 판을 흔들 수 있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다만 김, 안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정치적 소신과 신념이 확실하다면 동지로서 생각하고 같이하겠다”며 단일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이 결집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판단, 단일화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3인3색 여야의 주요 서울시장 후보들이 17일 서울 각지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며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
하지만 ‘대세론’을 형성한 박 후보는 야권 후보와의 경쟁에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선거에서는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지만 그것보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 자신과의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에 대해 “20세기의 관점으로 서울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고, 안 후보의 양보론에 대해선 “요즘은 다른 당끼리도 양보하느냐”고 일축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이날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박원순 펀드’가 개시 14분58초 만에 14억원을 모금해 마감됐다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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