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예비후보는 15일 오전 사회관계망(SNS)에 “그분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처벌 원하지 않으며, 쾌유를 기원합니다”며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많이 놀라셨을 것"이라며 가벼운 타박상으로 걱정할 만큼 다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 예비후보는 “오히려 그 분이 자해로 많이 다쳤다고 들었다”며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했던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본다”고 했다.
그는 “제2공항 문제는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이해와 관심이 큰 사안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서는 안 된다”며 “이번 일을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겸허히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고다 한다”고 밝혔다.
원 예비후보는 “이번 일이 제2공항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전화위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도민 여러분의 지혜를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원 예비후보 몰래 글을 올렸다는 그는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서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계를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도 “(아빠를) 미워하셔도 좋으니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대 후보들도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며 저마다 입장을 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는 논평을 통해 자해와 폭력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으며, 원 예비후보에게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길 바란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예비후보 측은 “이번 사태는 제2공항 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누구도 다쳐선 안 된다”며 “갈등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려는 성숙한 자세가 있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방훈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자기와 생각을 달리한다고 해서 폭력적인 방법으로 출마자에게 테러를 가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행사 주최 측은 테러에 대비 못 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또 “예전 선거였으면 시민단체들이 도지사 후보 도덕성 검증에 발 벗고 나섰을 텐데 이번에는 너무 조용하다. 묵언 수행 중인 것 같다”며 “시민사회단체는 후보 도덕성을 검증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검증하겠다면 우리 캠프에 접수된 모든 의혹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가 제주 제2공항 반대 측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하고 있다. 옆자리에 앉았던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가 폭행을 제지하고 있다. 원희룡 캠프 제공 |
고은영 녹색당 예비후보 선거운동본부는 “원희룡 예비후보가 당한 물리적 폭력과 평생 살아온 터전을 빼앗으려 했던 국가폭력이 버무려져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뒤 “오늘의 사건으로 제2공항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단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인터넷언론 제주의소리는 사과문을 통해 “안전을 책임지지 못 한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토론회가 제2공항이라는 매우 민감한 주제를 다룬 만큼 안전에 신경을 썼어야 했다”며 “어떤 지적도 달게 받고, 어떤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오후 제주 벤처마루에서 열린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주제로 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원 예비후보는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했던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했다.
토론회 말미에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이 단상 위로 뛰어 올라가 원 예비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얼굴을 폭행한 뒤 자신의 팔목을 그어 자해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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