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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사업성 검증서 마케팅까지… 스타트업 살리는 ‘십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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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2 10:09:23 수정 : 2018-05-12 1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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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기발·참신함에 더 민감 / 단순한 자금조달 경로 역할 넘어 / 시장수요 예측 ‘테스트베드’ 활용 / 마케팅때 투자 설득 근거 되기도 / 참여자 70% 구매력 높은 20·30대 / 자발적 홍보 ‘바이럴 마케팅’ 기대 / 투자기업에 높은 충성도 특성 바탕 / 법적 지위 가진 주주 확보도 가능
크라우드펀딩은 창업기업 입장에서 대규모 투자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업 아이디어와 기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만 보유한 초기 창업기업이 그 아이디어나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초기 자본 창구로 크라우드펀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많은 창업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일정 성과를 낸 뒤 다음 단계의 대규모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선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제3회 우수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 IR 콘서트’에선 최근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창업기업 9곳이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설명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마련한 이 자리엔 투자자그룹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투자유치에 나선 블루투스 기반 보청기 제조업체 ‘소리노리닷컴’은 크라우드펀딩 성공 이후 다음 단계의 투자로 발걸음을 옮기기 위한 채비에 한창이었다.

소리노리닷컴은 지난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 목표액(1999만9200원)을 훌쩍 넘은 2329만9068원을 투자받았다. 이렇게 마련한 자본은 당시 블루투스 기반 보청기의 시제품을 구현하기 위한 금형 제작에 투입됐다. 최용일 소리노리닷컴 대표는 “올해 보청기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최소 10억원 이상, 최대 20억원까지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투자자 상대로 유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리노리닷컴이 진행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단순히 기부를 받거나 제품으로 보상해 주는 형태가 아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투자금액만큼 나눠 주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주식·채권 발행 기업과 달리 크라우드펀딩 참여 기업은 복잡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된다. 대신 와디즈와 같은 허가 받은 중개업체에 사업계획서, 재무서류 등만 게재하면 된다.

◆사업성을 검증하다

“저희 셀카 드론 제품 ‘피타(PITTA)’는 ‘킥 스타터’(미국 크라우딩 업체)에서 1700명 넘는 고객이 구매해 상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보통 킥 스타터 구매 물량의 10배 정도가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리노리닷컴과 함께 우수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 IR 콘서트에서 사업설명을 진행한 영상인식 소프트웨어 업체 ‘아이디어’의 정종철 대표는 현재 준비 중인 드론 제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아이디어의 경우 영상인식·추적기술 기반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셀카 촬영이 가능한 드론을 제작해 최근 킥 스타터에서 목표액(5만달러)의 10배가 넘는 55만6709달러를 투자받았다. 크라우드펀딩이 ‘대박’나면서 아이디어 측은 셀카 드론에 대한 시장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에 이른 시일 내에 더 큰 투자를 받아 양산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단순한 자금조달 경로만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시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역할도 한다. 크라우드펀딩 성공은 창업기업이 향후 양산체제를 확보해야 하거나 마케팅에 힘을 쏟아야 하는 단계에서 전문 기관에 투자를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신승호 와디즈 마케팅실장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단순히 수익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사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발함, 참신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에 본격적인 시장 진출 전에 사업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의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삼성 2호점’ 라운지에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 ‘와디즈’가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 ‘와디즈스쿨’에 참석한 창업기업 관계자·예비창업자 30여명이 크라우드펀딩 강의를 듣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팬을 만들다

“저희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간 마케팅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만으로도 자연스러운 바이럴 마케팅(네티즌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제품을 홍보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주주라는 법적 지위를 가진 강력한 팬도 확보할 수 있기에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습니다.”

빅데이터 맛집 검색 업체 ‘다이닝코드’의 신효섭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와디즈스쿨 중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마케팅 목적이 컸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다이닝코드는 지난 2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절차를 완료해 4억원 규모 주식을 발행했다. 이 업체는 이미 2014년 ‘시드 투자’(사업 시작 단계에 집행하는 투자) 2억원, 2015년 ‘시리즈A 투자’(정식 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투자) 2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초기 사업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일반 창업기업과 완전히 다른 조건이었던 것이다.

다이닝코드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면서 일부러 기업가치를 높게 잡지 않아 더 많은 수의 투자자를 유치하려고 한 것도 마케팅 효과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월간 순 이용자 수가 약 60만명이었던 2015년 다이닝코드는 ‘시리즈A’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8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단순히 이용자 수로만 따지면 올해 현재 120만명으로 2015년보다 2배 늘었기에 크라우드펀딩을 하면서 기업가치를 160억원으로 산정할 수 있었지만 다이닝코드는 기존 80억원으로 이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신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으로 더 많은 주주를 만나기 위해 기존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의 양해를 구하고 문턱을 낮췄다”면서 “그렇게 확보한 주주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현재 준비 중이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편하게 질문을 받고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마케팅 효과는 구매력이 높은 20대와 30대가 70% 가까이 차지하는 크라우드펀딩 투자자 구성과 관련이 깊다. 크라우드펀딩 일반투자자 2만8085명 중 20대가 7555명(26.9%), 30대가 1만1850명(42.2%)에 달한다. 투자금액 기준으로도 20대가 20.4%(58억8790만359원), 30대가 42.4%(122억1372만1650원)로 전체 투자액(288억2641만9754원) 중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정욱조 와디즈 교육팀 선임연구원은 “20, 30대가 많은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부문에 투자하고, 그렇게 투자한 기업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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