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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현장+] 주행 중에 갑자기 돌덩이가 '퍽'..적재불량 '도로 위 시한폭탄'

입력 : 2018-05-06 15:00:00 수정 : 2018-05-06 16: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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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물차들의 난폭운전…‘복잡한 도심을 위협’ / 도로의 위 ‘무법자’ / 건축 폐자재를 가득 싣고 위협 주행하는 대형 화물차 / 토사와 돌덩어리이가 언제 떨어질지 몰라 / 뒤 따라는 차량은 불안불안 / 공사장 대책마련과 단속이 절실한 실정

지난달 3월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도로. 25톤 덤프트럭이 건설 폐자재를 가득 싣고 덮개를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을 하고 있다. 뒤따르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 하고 있어 단속이 절실한 실정이다.

“덤프트럭에서 떨어질 돌만 생각해도 아찔하죠. 만약에 운전 중 폐자재가 떨어저 차량 앞유리가 파손되거나 뚫고 들어온다면 어떻겠어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주택가 공사장이나 아파트 공사장 인근 도로를 지날 때면 바짝 긴장해야 합니다. 언제 사고 날지 몰라요.”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 재래시장 이면도로. 대형 덤프트럭 한 대가 적재함 덮개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덤프트럭에는 공사장에서 나온 듯한 돌덩이 흙이 가득 실려 덮개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았다. 흙과 돌덩이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태로 주행하고 있었다.

덤프트럭을 따라가 보니 아파트 공사장. 공사장 앞 3차선 도로에는 덤프트럭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주택 골목에는 덤프트럭이 수시로 오고 가고 있었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 재래시장 이면도로. 25톤 덤프트럭이 덮개를 제대로 덮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하고 있다. 뒤따르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 하고 있어 단속이 절실한 실정이다.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 운전자는 “이 좁은 도로에서 그렇게 화물차가 달리면 어떡하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덤프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불안하다. 덤프트럭이 덜컹덜컹 하는 소리만 들어도 돌덩이가 떨어질 것 같아 불안하다”며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덤프트럭이 분주하게 움직일 때 마다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공중에 흩날리는가 하면 트럭에서 떨어지는 뿌연 먼지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문제는 물을 뿌리지 않은 도로 위를 덮개도 제대로 씌우지 않은 트럭들이 달리다 보니, 먼지가 그대로 주택가를 덮치거나 뒤따르는 차량을 위협한다는 것. 공사장 인근 주택 찾아가 보니 창문마다 미세한 먼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덮개를 항상 씌우고 다니고 있다며 앞으로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공사장 입구 도로는 덤프트럭에서 들락거리면서 떨어지는 폐자재 분진이나 모래들이 바람에 날려 보행자를 미세먼지에 노출되게 된다. 문제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다. 덤프트럭의 적재함 덮개를 제대로 씌우지 않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어 운전자들이 안전운행에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 재래시장 이면도로. 25톤 덤프트럭이 덮개를 제대로 덮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하고 있다. 뒤따르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 하고 있어 단속이 절실한 실정이다.

25t짜리 대형 트럭이 수시로 다니다 보니 맨홀 주변이나 도로 일부 무너져 내려져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내려앉은 도로는 운전자 시야에 잘 드러나지 않아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덤프트럭이 주택 골목길이나 도로를 질주하고 있어서 교통사고 위험도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공사 폐자재들이 제대로 덮지 않은 덮개 사이로 노출돼 뒤 따르는 운전자들을 불안을 가중 시키고 있다. 택배기사 최 모(33) 씨는 “운전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한두 번 정도는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 화물차를 뒤따르다 보면 적재함이 떨어져 당황했던 상황.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죠”라고 했다.

올해 1월 25일 오후 7시 50분께 이천시 호법면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1차로를 주행하던 중 도로에 떨어진 화물차용 철제 판스프링을 관광버스 바퀴로 튕겨 반대편에서 운행 중이던 A(37)씨의 승용차에 부딪혔다.

당시 하행선 차로에서 아내와 지인 등을 태우고 가던 A씨는 운전석에 날아든 판스프링에 목 부위를 맞아 숨졌고, 나머지 2명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2차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이 판스프링은 화물차 바퀴 옆에 달린 충격 완화 장치로, 길이 40㎝, 폭 7.5㎝, 두께 1㎝, 무게 2.5㎏이다.

경찰은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간 차량 1만 2000여 대를 분석했다. 하지만, 판스프링을 도로에 떨어뜨린 화물차는 찾지 못했다.
지난달 3월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도로. 25톤 덤프트럭이 건설 폐자재를 가득 싣고 덮개를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을 하고 있다. 뒤따르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 하고 있어 단속이 절실한 실정이다.

서울에서도 올해 들어 대형 화물차로 인한 사망 사고가 모두 12건이 발생했다. 이 중 8건이 적재 불량과 난폭운전이었다. 현행 도로교통법 39조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덮개를 씌우지 않고 운행하는 덤프트럭에 대한 단속을 지속해서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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