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은 29일 ‘북한 주택사업 중장기 전략 연구’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2020∼2030년에 약 602만가구(신규건설 440만가구), 2030∼2040년에 665만가구(신규 560만가구)의 주택 수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게 되면 현재 70% 수준인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2030년 80%와 2040년 100%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북한의 1인당 주거면적, 가구기준, 소득모형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2020∼2030년에 최소 35조원∼최대 93조원, 2030∼204년에 최소 52조원∼최대 120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직후 연구를 마무리한 연구팀은 사업방식, 주택유형별로 2014년 북한 나선시에서 중국 자본으로 건설된 ‘남산 18호 살림집’의 분양가격과 한국의 표준건축비 등을 고려해 이러한 비용을 뽑아냈다. 2020∼2030년에 비해 후반 10년의 비용이 높은 것은 물가상승과 높아진 건축수준 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94년부터 2017년까지 약 57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했다. 연간 약 2만가구 내외로, 이 중 당국의 주택공급 기여도는 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처럼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젊은층 및 분가 세대의 주택부족이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연구팀은 “향후 북한주택 사업은 ‘주거기본권 보장을 위한 지원사업’과 ‘경제기반 지원형 주택사업’의 투 트랙 방식으로 추진하고, 기반시설 정비 및 의료·복지·농업·교육 분야와 패키지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에서는 판문점선언 이후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날 경기 북부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에서 지역 호재인 각종 교통개발계획이 논의되자 돌연 땅 주인들이 계약을 보류하고, 토지 매수 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파주시 파주읍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28일에 계약하기로 했던 건들이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너무 좋은 바람에 다 보류되고 땅 주인들이 ‘그 가격에 안 판다’, ‘땅을 더 보유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파주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통일로 인근에 붙어 있는 땅들, 문산에서 임진각까지 민통선 들어가기 직전의 땅들은 ‘금싸라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문산읍의 부동산 중개업소 수십 곳에도 정상회담 당일부터 문의전화가 폭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대 3.3㎡당 15만원이던 땅값은 현재 25만~30만원을 호가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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