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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깜짝 월경'…분단 세월 뛰어넘은 상징적 장면

입력 : 2018-04-28 06:00:00 수정 : 2018-04-28 00: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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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쯤 北에” “지금 가볼까요”/金 “바로 돌아갈 분 있다” 말하자/文 제의로 수행단과 즉석 기념샷/北군부 2명, 文대통령에 거수경례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갔다 다시 남측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판문점=청와대사진기자단. 이제원 기자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하나의 봄’ 영상을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 감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는 오후 9시27분 차를 타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환했다. 전세계 이목이 집중된 이날의 뜨거운 만남은 김 위원장이 처음 남쪽 땅을 밟은 지 약 12시간만에 끝났다.

세기의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9시31분 MDL. 문 대통령이 MDL을 상징하는 높이 5㎝ 폭 50㎝ 콘크리트턱을 사이에 두고 김 위원장과 마주 섰다. 문 대통령이 “(위원장께서) 남측으로 오셨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김 위원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갑자기 문 대통령 손을 잡더니 MDL 이북으로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잠깐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흔쾌히 발걸음을 옮겼다.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깜짝 월경(越境)’ 장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인사한 후(왼쪽 사진) 함께 북쪽으로 넘어갔다가(가운데 사진) 다시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제원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
이들이 북측 지역에 함께 머무르며 판문각과 자유의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시간은 10초가량. 짧지만 인상은 강렬했다. 남북 정상부터가 분단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보던 남북 수행원들, 이를 경기 고양 메인프레스센터(MPC) 대형 화면을 통해 바라보던 30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 사이에서 탄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남북 정상의 첫 대면은 오전 9시29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1)과 소회의실(T2) 사잇길에서 이뤄졌다. 북측 판문각에서 혼자 이 길로 접어든 김 위원장은 자갈이 깔린 남측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을 향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고, 문 대통령도 “오는 데 힘들지 않았느냐”며 반갑게 맞이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사전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위해 화동들에게서 받은 꽃다발을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두 남녀 대성동초등학생에게 꽃다발을 받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전통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자유의집 옆마당으로 들어섰다. 김 위원장은 공식환영식에서 북한 지도자로서는 사상 처음 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두 정상이 서로 공식수행원을 소개할 때는 군복 차림으로 참석한 북측 수행원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깜짝 기념촬영도 있었다. 김 위원장이 “사열 후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가시기 전 남북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자”고 제안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을 쓰고 있다.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들어선 김 위원장은 다소 숨이 찬 듯한 모습으로 방명록 앞에 앉았다. 그는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부터 만년필을 건네받아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쓴 뒤 이름과 날짜를 적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각각 서울과 평양에서 이른 아침 판문점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52㎞를 달려 오전 9시1분 판문점에 도착했다. 평양에서 판문점까지 거리가 약 170㎞로 서울보다 훨씬 멀리서 온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왔다”고 말했다.

고양=유태영·최형창 기자,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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