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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력자 실손보험’ 만성질환자·완치자에 적합

입력 : 2018-04-15 19:31:51 수정 : 2018-04-15 19: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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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8곳 이달부터 판매 시작
 전 국민 3명 중 2명꼴로 가입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실손의료보험의 종류가 더 많아졌다. 질병 치료 이력이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이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병원비 부담이 커 실손보험이 꼭 필요했지만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실손보험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입심사 항목 줄여 가입자에게 문 넓혀

1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부터 8개 보험사가 경증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이라고 해서 가입자의 병력을 전혀 살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 질문표는 작성해야 한다.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심사를 거쳐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가입심사 항목을 18개에서 6개(병력 관련 3개, 직업, 운전 여부, 월 소득)로 줄이고, 5년 전까지 따지던 치료 이력을 2년 전까지로 간소화하게 된다. 5년 전까지 보는 치료 이력은 암 하나뿐이다. 투약은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이 보장해주는 범위는 일반 실손보험의 기본형과 같지만, 통원치료를 하며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제(처방조제)에 대한 보험 적용이 제외된다. 일반 실손보험의 비급여 특약 보장항목인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비, 비급여주사료,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비도 보장하지 않는다.

과도한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보장대상 의료비 중 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자기부담률은 일반 실손보험(10∼20%)보다 높은 30%로 책정했다. 최대 자기부담금은 입원 1회당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당 2만원이다.

가입 연령은 최대 65세인 일반 실손보험보다 높은 75세(보험나이 기준)까지로, 회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달 출시된 보험의 월 평균 보험료는 50세 남자 3만5812원, 여자 5만4573원이다. 일반 실손보험의 월 보험료(기본형) 평균인 50세 남성 2만340원, 여성 2만94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험료는 1년마다 갱신되고, 보장범위 한도와 자기부담금 등 상품구조는 3년마다 조정된다.

◆유병력자 실손, 만성질환자에게 유리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치료이력 때문에 일반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지만 약만 먹으며 관리 중인 사람이나 한때 중증의 병이 있었지만 이미 완치된 사람에게 적합하다. 이들은 단순 처방을 위해 병원에 다녀도 치료로 간주돼 기존 실손보험에는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5년간 암(백혈병 제외)과 관련한 진단 또는 입원·수술 등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입이 제한될 수 있다.

경미한 치료 이력이 있지만 대체로 건강한 사람은 가입이 가능하다면 일반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 심사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일반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일부 보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일반 실손보험 가입이 어려운 사람 중 은퇴 후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고령자는 노후실손보험을 선택할 수 있다. 75세까지 심사를 거쳐 가입이 가능하다. 이 상품은 고액의료비 보장 중심으로 보장금액 한도를 연간 1억원으로 확대하는 대신 자기부담금 비율을 20∼30%로 높여, 일반 실손보험료의 70~80% 수준으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을 보장하기 때문에 실손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보다 더 많이 보험금을 받을 수는 없다. 다만 중복가입 시 MRI 등 개별 보험의 보장한도를 넘어서는 고가의 진료비 보장한도가 확대되는 효과는 있다.

◆실손보험 인기 이어받을 수 있을까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반 실손보험(단체보험 제외) 보유계약은 3419만건으로 2016년 말의 3332만건보다 2.6%(87만건) 늘었다. 국민 5178만명 가운데 66%가 실손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소비자가 그대로 유병자 실손보험 수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보험사들에게 요청한 정책성 보험으로, 보험사가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 농협손보 등 손해보험사 8곳이 유병력자 실손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생명보험사는 몇 군데에서 준비 중이지만 아직 출시하지는 않았다. 실손보험을 판매 중인 생보·손보사 22개사 중 36%만이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한 보험사들도 상품소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의 홍보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팔수록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실손보험보다 심사 기준이 완화돼 보험금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반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21.7%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 중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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