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로 생활하는 집주인들은 청년 주택이 들어서면 생계를 위협받는다며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이에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비싼 원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아르바이트로는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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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룸·하숙집 전단을 보는 청년들. |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4명 중 1명은 용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서 이들의 월 평균 수입은 50만 1000원으로 그 중 독립한 청년들은 매월 31만원을 월세로 지출하고 있었다.
독립청년들은 월세를 내고 남은 19만원으로 교재비, 식비, 교통비 등 모든 생활비를 충당해야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데, 앞선 월세는 관리비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관리비가 비싼 곳은 10만원에 달해 통학을 위한 교통비만 더해도 남는 돈은 없다.
최근 최저임금이 인상됐다고는 하지만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기업과 업주들이 경쟁하듯 가격을 인상하여 최저임금 인상이 무색할 정도가 된 지금, 부모의 지원이 어려운 이들은 천여만원에 이르는 학비는커녕 생활비 마련에도 급급해 심한 경우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학업보다 생활비 마련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 31만원 원룸 월세 수도권엔 없어
지난해 3월 아르바이트 포털과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기업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역별 전국 원룸 평균 월세는 33만 77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4만 92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경기 38만 1700원, 인천 35만 5000원, 부산 32만 6700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주 서울 대학가와 원룸이 밀집한 신림동 등을 찾아가 보니 통계보다 비싼 곳이 대부분이었다.
홍대 인근 부동산을 통해 몇몇 곳을 돌아본 결과 학교와 거리가 있는 반지하, 옥탑이 아닌 이상 30만원하는 원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정은 신림동 역시 마찬가지로 대낮임에도 한 줄기 빛도 안 드는 4평쯤 하는 반지하방도 무려 35만원의 월세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금융위 통계를 설명하며 월세 30만원 하는 방이 있는지 공인중개사에게 묻자 “보증금이 수천만원 하지 않는 이상 그런 원룸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고시원도 대학가는 30만원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주나 집주인들은 월세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며 “보증금이 많으면 싫어한다. 보증금은 최대한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게 그들의 상식이다. 보증금 많다고 해서 원룸을 싸게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집주인도 있겠지만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가 찾은 신림동의 한 원룸은 월세 25만원이었지만 보증금으로 5000만원이 필요했다. 당장 먹고살기도 급급한 우리 청년들에게 5000만원은 부모가 지원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 마련하기 힘든 큰돈이다. 또 일정한 소득이 없고 신용등급이 낮은 청년들이 턱 높은 은행 문을 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 “정작 생계 위협받는 건 학생들”
최근 서울 등에서 발생한 청년 주택 반대 시위를 보는 학생들은 “곤충보다 못한 삶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했다.
이 말은 등에 집을 짊어지고 다니는 달팽이를 비유한 말로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을 원하는 게 아닌 5평쯤 되는 기숙사, 청년임대주택이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에서 서울로 유학 온 한 대학생은 “형편상 부모님에게 손 벌릴 수 없어서 늦은 밤까지 아르바이트한다”며 “서울 사는 친구들은 부모님과 살아서 적어도 집 걱정은 안 한다. 하지만 지방 출신은 다르다. 밤늦도록 알바하고 월세를 아끼기 위해 고시원에 살아도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이런 학생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또 한 학생은 “수억원 하는 건물을 보유한 집주인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생계를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영업 대상이 돈 버는 직장인이 아닌 알바로 근근이 생활하는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기숙사를 바라는 건 월세가 비싸기 때문이다. 매월 50만원하는 월세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집주인들은 생계를 위협받는다며 월세를 계속 올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룸을 운영하는 집주인도 사정은 있었다.
한 건물주는 “7층 원룸 건물을 짓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며 “매월 이자가 발생하고 청소, 전기 등 유지비용이 든다. 월세로 대출금과 운영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은행 대출금리가 오르는데 앉아서 손해를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청년 주택은 지금 학생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반대하는 건물주나 시민들 가족이 대학에 진학하여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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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은 지역주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사진= 한양대 캡처)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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