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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년 창업기지 '캠퍼스타운'] 대학 인재풀 활용 사회문제 해결 ‘합심’

입력 : 2018-04-06 03:00:00 수정 : 2018-04-05 23: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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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청년 창업 힘 모으는 대학과 지역공동체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예일여자고등학교에서 ‘너희가 모르는 심리학’이라는 주제로 ‘멘토Q’ 한진혁 대표의 강의가 열렸다. 80여명의 고등학생이 소강당에 모여 1시간 넘게 한 대표의 심리학 전공 특강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한 대표를 포함한 5명의 강사가 전공자의 관점에서 심리학을 비롯해 행정학, 철학 등 5개 과목을 안내하고 진로상담에 나섰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대학 진학과 개별 전공 관련 강연을 제공하는 교육 스타트업인 멘토Q는 ‘비전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의 전공탐색 커리큘럼을 운영 중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한 대표는 “상담치료와 프로파일러는 물론 뇌과학에 필요한 인지심리 등 학생들이 모르는 심리학을 고등학생 눈높이에서 쉽고 친절하게 알려준다”며 “‘모르던 전공 내용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는 학생들 반응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용학(왼쪽 네 번째) 연세대학교 총장과 권기욱(오른쪽 두 번째)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등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4차 캠퍼스타운 정책협의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수험생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한 대표는 연구를 위해 고등학생을 만나다가 멘토Q를 창업하게 됐다. 전공에 대해 충분한 탐색을 할 수 없어 답답해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에 주목한 한 대표는 대학과 고등학교를 연계한 전공탐색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됐다. 지난해 7월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의 청년 창업 스튜디오에 입주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든 한 대표는 “대학의 유능한 인력풀과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요한 우리 모델에 캠퍼스타운은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며 “(멘토Q가) 최근 성북구 혁신교육단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강북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진로상담과 멘토링을 강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이 캠퍼스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역과 호흡하고 있다. 지역이 당면한 교육과 주거, 복지, 청년실업 등 사회적 과제를 대학과 지역 공동체가 함께 해결하는 ‘캠퍼스타운’이 민·학·관 협력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대학과 서울시, 지역 공동체가 물리적 공간과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청년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52개 대학 중 13곳에서 캠퍼스타운을 운영 중이다. 시는 대학이 보유한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청년실업과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캠퍼스타운 사업을 2016년부터 추진했다. 대학은 젊은 인력과 우수한 연구 성과 등을 공유하고 시는 캠퍼스타운의 창업 스튜디오 공간 운영료를 제공한다. 지역 공동체는 민간 협력 프로젝트에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청년 창업가의 참여를 독려한다.

지난해 7월 1호 캠퍼스타운이 문을 연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인근에는 현재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공간인 청년창업 스튜디오 7곳과 카페 1곳이 운영 중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사무공간 운영과 지원인력 고용 등에 31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곳에 입주한 15개 팀은 반년 만에 8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3억8500만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성과를 내고있다.

대학생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타트업을 만든 김현성 냅스터 대표는 캠퍼스타운에 입주하면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아 안정적인 사업 토대를 마련했다. 냅스터는 안암동 인근에서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9개의 공유주택 ‘코잠’을 운영 중이다. 2016년 6월 냅스터를 창업한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캠퍼스타운에 입주하면서 처음으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시와 성북구의 도움을 받아 지역재생 사업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캠퍼스타운에 입주한 뒤 시와 구의 도움으로 공유주택과 관련된 전문가를 만나면서 네트워킹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승혁 밸류 컴포짓(VALUE COMPOSITE) 대표는 캠퍼스타운에 들어온 뒤 성북구 시각장애인복지관과 시각장애인협회의 도움을 받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진동점자’를 개발 중이다.

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13개 대학의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교육부와 협력채널을 강화하고 SH공사를 비롯한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참여를 독려해 대학과 지자체, 지역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국가정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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