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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이슈] ‘마음의 병’ 앓는 日 젊은 회사원들

입력 : 2018-03-21 20:00:12 수정 : 2018-03-21 20: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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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 신음/10∼20대 지난해 첫 20%대 급증/정부 ‘근무방식’ 개혁 우선 과제로
지난해 10월 도쿄 신주쿠노동기준감독서는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 건설현장에서 현장감독으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남성의 사례를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노동기준감독서는 이 남성이 한 달에 190시간에 달하는 시간 외 업무에 시달리는 등 만성적인 수면 부족 상태가 돼 지난해 3월 초 정신질환이 생겼고, 판단 능력 등이 현저히 감퇴해 죽음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도쿄간이재판소는 직원에게 불법 초과근무를 시킨 혐의로 대형 광고회사 덴쓰에 벌금 500만엔(약 5030만원)을 선고했다. 신입사원인 20대 여성이 과로를 견디지 못하고 2015년 12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한 판결이었다. 애초 검찰은 비공개 약식 절차로 덴쓰를 기소했지만, 법원이 정식 공개 재판을 열기로 할 만큼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컸다. 일본 정부가 올해 ‘일하는 방식 개혁’을 우선 과제로 내걸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일본의 젊은 회사원 가운데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생산성본부가 지난해 7∼9월 전국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음의 병에 걸린 사원이 가장 많은 연령대’를 묻는 항목에 10∼20대를 꼽은 기업이 27.9%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14년 조사 때(18.4%)와 비교해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 연령대는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래 1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20%대에 들어섰다.

마음의 병에 걸리는 10대와 20대가 급증한 것은 일본의 고용시장 상황이 원인으로 꼽힌다. 2014년 이후 일본에서는 인재 부족 문제가 심각해 기업이 실제 업무량 등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고 일단 사람을 뽑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 결과 젊은이가 취업한 이후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실제 업무 사이의 격차 때문에 괴로워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생산성본부는 “젊은데도 책임이 무거운 업무를 맡는 반면 그에 걸맞은 자리나 권한은 얻지 못해 정신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업무량이 많고, 높은 질을 요구하는 기업에서 마음의 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젊은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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