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ame src="//www.googletagmanager.com/ns.html?id=GTM-KDPKKS" height="0" width="0" style="display:none;visibility:hidden">

[뉴스+] '샐러리맨 신화' 이명박의 몰락

관련이슈 : 디지털기획
글씨작게 글씨크게
입력 : 2018-03-13 06:10:00      수정 : 2018-03-13 08:40:04
청년 이명박은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고학(苦學)을 마다치 않던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가난을 피해 자원입대했지만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받고 훈련소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악착같이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독재권력에 용감하게 맞서기도 했다. 1964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하려 하자 ‘굴욕적 외교’라며 6·3 학생시위를 주도했다. 이 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6개월간 복역한 뒤 풀려났다.

학생운동 경력은 주홍글씨가 돼 번번이 취업을 가로막았다. 살길이 막막했던 그는 큰맘 먹고 박정희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썼다. ‘한 개인이 자기 힘으로 살고자 하는 길을 국가가 막는다면 국가는 개인에게 큰 빚을 지는 것’이라는 당돌한 주장을 담았다.

그는 과감한 ‘배팅’으로 ‘취업에 있어 과거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청와대 입장을 이끌어내 가까스로 현대건설에 입사할 수 있었다. ‘샐러리맨의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파죽지세’의 승진…측근의 ‘배신’으로 좌절

1965년 현대건설 입사, 2년 뒤 대리 승진, 29세에 이사 승진, 35세에 사장, 45세에 회장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자취다. 그의 회사 생활이 세간에서 ‘신화’로 불린 이유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본인은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모든 것은 ‘노력의 산물이었다’고 강조했다.

‘샐러리맨의 신화’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결심하자 반대표를 던지고 회사를 떠난 것이다. 재벌이 정치권력까지 거머쥐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전 대통령은 퇴사 직후인 1992년 3월 14대 총선에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임기 말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1996년 4월 15대 총선에서도 노무현 당시 후보 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근무하던 비서가 “법정 선거비용 지출 한도를 초과했다”고 폭로하며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대법원에서 벌금 400만원 확정판결을 받고 피선거권을 잃은 이 전 대통령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쫓기듯 출국했다. 그야말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시기였다.

◆화려한 정계복귀, 그리고 몰락

2000년 8월15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된 이 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부활할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2년 뒤 열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화려한 정계복귀의 서막을 열었다.

‘서울시장 당선’은 ‘청와대 입성의 전 단계’라는 세간의 인식 속에서 이 전 대통령은 의욕적이었다. 시청 앞 서울광장과 버스 중앙차로, 청계천 등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시설물과 제도는 이 전 대통령의 시장 시절 ‘작품’이다.

전문경영인 출신에 강한 추진력을 겸비한 그는 2007년 12월 17대 대선에 출마해 49%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유세에서 “여러분 이것 다 거짓말인 것 아시죠”라고 소리치며 결백을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지구촌의 화두인 ‘녹색성장’을 구호로 내세워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한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잘 대응했다는 일각의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사자방’(4대강 사업비리·자원외교 비리·방산비리)과 ‘고소영 내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이라는 비난의 화살은 재임 기간 내내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끝내 떨쳐내지 못했다.

다스를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으로 결론 내린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포착한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횡령·배임 등 다양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MB집사’로 불릴 만큼 이 전 대통령 집안 대소사를 챙겼던 김백준(구속기소)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물론 김희중 전 부속실장, 김진모(〃) 전 민정비서관 등 최측근 인사들도 잇따라 등을 돌려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혐의 입증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자신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오는 14일 이 전 대통령을 전격 소환조사한다.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한 인생역정을 거쳐온 이 전 대통령의 운명이 또 한 번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Copyrights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링크 AD
투데이 링크 A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이슈 AD
    이시각 관심 정보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