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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동아시아의 탈냉전 담론

입력 : 2018-03-10 03:00:00 수정 : 2018-03-09 20: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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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거 지음/김민정 옮김/글항아리/3만2000원
왜 동아시아인가/쑨거 지음/김민정 옮김/글항아리/3만2000원


중국의 비판적 여성 지식인 쑨거의 대표작 ‘왜 동아시아인가 - 상황 속의 정치와 역사’의 한국어판이다. 쑨거는 탈냉전 시기에 전개된 동아시아의 탈냉전 사유를 모색한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0여 년 동안 발표한 글을 모았다. 중국과 한국, 일본, 대만 등지를 넘나드는 사유를 담았다. 베이징에서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를 논하고 대만의 진먼과 일본 오키나와 등에서 그 사유의 지평을 넓혔다. ‘동아시아’라는 말은 흔히 쓰이지만, 사실 무엇이 동아시아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쑨거의 논점은 크게 두 가지다. 냉전체제적 사고를 벗어나 새로운 동아시아 시각을 확립하는 것, 역사와 현실을 함께 호흡하는 이론을 발굴하는 것이다. 일본 정치사상을 연구한 쑨거는 미조구치 유조, 마루야마 마사오, 다케우치 요시미 등 일본 학자의 연구를 섬세하게 논한다. 한국 학자로는 백낙청, 백영서, 백지운, 황석영을 논평한다. 황석영의 작품 ‘객지’를 예로 들었다. 백낙청을 대표로 하는 한국 사상가들에 대해서는 한국의 ‘주변적’ 위치를 논점으로 설정해냈다. 대만의 비판적 지식인 그룹 ‘타이서’에 대해서도 비평한다.

쑨거는 탈냉전 시기 자신의 질서를 성립하지 못한 동아시아의 상황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동아시아 담론을 요청한다. 그가 모색하는 담론은 서구에서 유래한 냉전 사유를 이어받은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중국 유학이나 일본의 ‘아시아주의’ 같은 옛 동아시아 사유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없다.

쑨거의 이 책은 현대 지식인의 사상적 지형도를 보여주는 ‘동아시아 사상의 보고’이기도 하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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