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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분석] “北 비핵화 표명 ‘전략적 의도’ 살펴 냉정하게 대응해야”

입력 : 2018-03-07 18:48:17 수정 : 2018-03-07 21: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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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北 통남통미 전략’ 분석/北, 核무력 완성 선언 이후 변화/ 美 군사옵션에 대한 공포감 존재/ 고립상황 타개 절박감 작용한 듯/“주한미군 철수해야 비핵화 진행…北 기존 입장 안 변했다” 분석도/ 北·美 대화 성사 위한 카드 필요/ 대미라인 총동원 긴밀 조율 절실
외교안보문제 전문가들은 7일 대북(對北)특별사절단의 방북(訪北) 보고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대화용의 표명을 끌어낸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부가 대화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견실한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북한의 전략적 의도를 파악해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종전 입장을 바꿔 한반도 비핵화나 비핵화 대화 의사를 표명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신감과 공포감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북한의 태도에는 자신감과 공포감이 동시에 작용한 듯하다”며 “북한은 통남(通南)을 통해 통미(通美)한다는 것이 기본전략인데, 핵무력 완성을 선언해 이제는 (외교적으로) 미국과 대화해도 공평하거나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 자신감과 실제 핵무기의 군사 무기화가 실현되니 (미국의 군사옵션 가능성에 따라) 안보에 대해서는 (오히려) 공포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 발사로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인정함으로써 전략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것과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에 따른) 북한의 고립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이라는 차를 움직일 수 있는 운전사는 아니더라도 조수는 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평했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전 통일부 차관)은 “지난해 북·미 관계 개선에 실패한 뒤 극단적인 대립과 대결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올해부터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로 전략적 노선을 선회한 것이 현재 전개되는 큰 흐름”이라며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를 통해 경제강국 건설에 필수적인 대외관계 개선에 나선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전략적 노림수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제재·압박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피하기 위해 비핵화하지 않겠다는 소리를 마치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처럼 돌려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에서) 열심히 핵을 만들고 핵실험을 할 때도 ‘비핵화가 선대(先代)의 유훈(遺訓)’이라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비핵화라는 단어를 수용한 것은 특사단의 성과이지만 비핵화 과정이나 비핵화 조건에 대해서는 북한의 입장이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 연구원도 “북한의 말은 결국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비핵화한다는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다”고 비판했다.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화 국면이 남북에서 북·미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김종대 의원은 “공이 미국으로 넘어갔으니 미국을 대화 국면으로 끌어내기 위해 대미(對美) 라인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해 중국과의 조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영우 이사장은 “미국은 일단 (북한이) 대화를 하겠다고 하니 (북한을) 안 만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막상 (북한을) 만난 뒤 화만 돋운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역시 북핵 문제 해결은 대화나 협상이 아닌 군사적 옵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강 부원장은 “현재 게임의 무게가 (남북에서) 북·미로 옮겨가는 과정이니 미국을 위해 마련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 관리와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준형 교수는 “미국이 일단 탐색적 대화는 하겠지만 미국 강경파가 다시 제재를 강화한다고 하면 (대화 국면이) 탈선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관세 소장은 “남북정상회담이나 비핵화 대화는 간단하지 않은 과제이므로 차분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핵과 평화 문제를 분리해서 접근하지 말고 큰 틀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서·김예진·박수찬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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