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노인이 된 거장들… 작품은 늙지 않았다

입력 : 2018-03-03 03:00:00 수정 : 2018-03-02 20:45: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연식 지음/플루토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이연식 지음/플루토

‘피에타’, ‘다윗’ 같은 작품으로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 미켈란젤로는 오래 살았다. 거의 90년을 살았으니 장수한 셈이다. 그런 만큼 작품도 많이 남겼다.

하지만 노년으로 갈수록 마무리에 신경을 덜 썼다. 작업을 거의 마치고도 표면을 깨끗하게 다듬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

언제부턴가 그의 마음속에서는 회의가 일었다. 형상을 끄집어낸다는 생각은 그럴싸했지만, 점점 돌 속의 형상이 내는 목소리가 희미해지는 것 같았다.

‘피렌체의 피에타’라고도 하는 ‘반디니의 피에타’는 늙은 예술가가 겪은 혼란과 좌절을 보여준다.

렘브란트는 17세기 초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화가다. 10대 후반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여 일찍 성공을 거뒀다. 하나, 나이가 들수록 가정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불운을 겪다 세상을 떠난다. 일찍 성공을 맛보게 한 그 화풍이 렘브란트의 발목을 잡았다.

대중의 취향이 엄숙하고 드라마틱한 화풍을 떠나버렸음에도 렘브란트는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대중이 떠난 곳에서 렘브란트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예술적 성취를 이룬다.

미술사가인 저자가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터너 같은 미술 거장들의 말년 화풍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이들이 말년에 남긴 작품들을 통해 노년의 삶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노년의 예술가들은 ‘노년’ 또는 ‘노년의 예술가’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있었다. 노년에는 뭔가 매너리즘에 빠지고 온후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이 남겨놓은 걸 보니 그렇지도 않다”고 했다. 이들 거장들의 말년 작품 세계는 범부들도 노년의 삶을 어찌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을 끌어낸다고 적었다.

박태해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