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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추억·지금 부모로서의 일상… 편지글 띄우다

입력 : 2018-03-03 03:00:00 수정 : 2018-03-03 17: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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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찬 글/허진 그림/멘토프레스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최효찬 글/허진 그림/멘토프레스


“부모는 어떠해야 하나?” 자식 키우는 세상의 어른들은 끊임 없이 반문한다.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은 자녀를 제대로 기르기 힘든 요즘 새로운 부모상을 제시하는 ‘가족 에세이’라 할 만하다. 명문가 자녀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2006년부터 ‘자녀경영연구소’를 운영하면서 700여 명에게 띄운 편지글(일명 자경연레터)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모두 5장으로 이뤄진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은 ‘내 병은 내가 안다. 그 돈이면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며 자녀 등록금과 자신의 목숨을 맞바꾸었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람결에 실려 오는 밤꽃 내음을 맡으며 고향(합천 봉산 술곡리)을 떠올리는 장면과 ‘마들렌 과자를 홍차에 적시는 순간 주인공이 과거 기억을 생생히 떠올리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의 연계 과정은 문학적이다. 엄마를 찾아 황강을 건너 10㎞ 먼 곳에 있는 외갓집을 향해가는 소년의 모습 또한 이제는 사라져간 모두의 유년시절 추억이다. 1996년 늦여름, “아이가 태반을 먹었어요.” 간호사의 말과 함께 태어난 복덩이 아들은 저자에게 그야말로 아비로서 살아가는 힘을 주는 삶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잘난 아버지든 못난 아버지든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후회와 아쉬움, 안타까움, 회한의 연속인가 봅니다. … 다 컸다고 생각하고 잔소리를 하고 뒤돌아보면 아이는 아직 아이일 따름입니다.” 지나친 잔소리와 간섭으로 인해 상처받는 아들에게 미안해하며 반성하는 글도 책 속 곳곳에 등장한다. 저자의 뇌리를 지배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잠재할 기억을 떠올려 재생시킨 3대에 관한 기록이다.

저자는 “아들이 고3이 될 무렵 과연 나는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해온 걸까, 자기평가를 해보니 B학점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아들과 함께한 ‘기억의 유산’만큼은 누구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방학 때마다 아들과 함께한 도보여행이 물려줄 최고의 유산이다. “따지고 보면 자녀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아무리 길어야 10년을 넘기기 힘들 것입니다. 대학에 들어가는 20대 이후에도 자녀와 함께 일주일에 하루쯤, 아니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함께 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자녀교육에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에는 특별함이 있다. 5대에 걸친 호남 남종화의 원류 ‘운림산방’ 맥을 잇고 있는 허진 교수의 그림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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